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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시아(스페인)=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이상호(FC서울)는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냈다. 2017년 수원에서 서울로 전격 이적했다. 큰 이슈가 됐다. 수원과 서울은 라이벌 중 라이벌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이상호는 명실상부 서울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상호를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만났다. 서울에서의 1년 그리고 2년차 여기에 데얀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그래도 2017년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서울 팬들로부터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서울의 시즌 첫 경기였던 상하이 상강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이었다.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팬들의 시선을 싸늘했다. 경기 전 출전 선수 이름 호명이 있었다. 서포터들은 장내 아나운서가 이름을 부르면 그에 맞춰 한 번 더 이름을 호명해주곤 한다. 그러나 이상호의 이름이 나오자 조용했다. 수원에서 서울로 처음 이적했던 선수였던 이상호는 서울 팬들에게 불편한 존재였다.
이랬던 시선을 바꾼 것은 3월 5일 수원과의 K리그 개막전이었다. 이상호는 선발출전했다. 0-1로 지고있던 후반 17분 이상호가 동점골을 넣었다. 서울은 수원과 1대1로 비겼다. 서울 팬들은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상호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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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을 치르면서 팬분들이 응원과 사랑을 많이 해주셨다. 빠른 시간 내에 서울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서울이 너무 좋다. 앞으로도 서울에서 계속 뛰고 싶다"고 했다.
좋은 인연도 생겼다. 고등학생 팬이 생겼다. 경기장에 올때마다 선물도 주고, SNS에서 팬카페도 만들었다. "학생이라 돈도 없을텐데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말한 이상호는 "SNS로 연락을 해서 시즌 후 함께 밥을 먹었다. 그 학생, 그의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너무 감사하더라"고 했다.
2018년 팀을 위해
2018년은 중요하다. 자존심 회복의 해다. 우선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서울이 지난해 5위를 했다. 다른 팀이라면 5위도 잘했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은 다르다. 우승을 목표로 해야한다. 이번에도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그리고 ACL에도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인 목표는 크지 않다. 부상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 물론 공격포인트도 올리고 싶다. 일단 리그 300경기 출전이 목표다. 지금 280경기를 뛰었다. 부상만 없다면 올 시즌에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1987년생 친구들과도 뭉쳤다. 신광훈, 송진형과 함께다. 2007년 캐나다 U-20월드컵 멤버들이다. 당시 한국은 2무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래도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는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대표팀에는 이들 외에 기성용, 이청용, 신영록, 하태균, 박주호, 최철순, 김진현 등 쟁쟁한 선수들이 있었다. 이상호는 "엄청 좋은 선수들이다. 친하게지냈다. 그리고 이제 그 중에 주축이었던 선수들이 서울에서 모였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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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데얀으로 향했다. 서울의 레전드였던 데얀은 2017년을 끝으로 서울과의 계약이 만료됐다. 그리고 자유계약(FA)선수 신분으로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큰 이슈가 됐다. 이상호는 데얀보다 1년 앞서 같은 상황을 경험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데얀의 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말을 아낄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자신의 진심을 담아, 조심스럽게 몇 마디를 했다.
"남들보다는 조금 더 데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데얀이 인터뷰한 것도 봤다. 우리와 붙을 때 의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의식을 하지 않고 경기 임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데얀은 나보다도 훨씬 선배다. 그리고 클래스가 있는 선수다. 분명 마인드 컨트롤을 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