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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라이벌' 오반석-권한진-김원일, 눈빛만 봐도 통하는 '막강 수비 트리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11-15 14:36



라이벌(Rival).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하는 말이다. 맞상대뿐만 아니라 같은 소속팀에도 라이벌은 존재한다. 그리고 선의의 경쟁은 서로에게 커다란 자극이 된다. 탄탄한 스쿼드와 치열한 내부 경쟁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발전하는 제주의 '리얼 라이벌'을 소개한다.

2017시즌 제주는 K리그 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수비였다. 지난 시즌 최다 실점 4위(57골)을 기록했던 제주는 현재 최소 실점 2위(34골)를 기록하고 있다. 정규리그 37경기 중에서 무려 15경기를 무실점으로 매조지했을 정도로 환골탈태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하고, 로테이션까지 가동하면서 거둔 수확이라는 점. 제주는 올 시즌 주장 오반석 권한진 백동규 등 기존의 중앙 수비자원에 조용형, 알렉스, 김원일까지 영입하면서 K리그 최고의 중앙 수비라인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오반석-권한진-김원일 스리백 조합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우라와전 징계로 조용형 백동규가 장기간 이탈한 상황에도 막강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제주의 여름 징크스까지 단박에 날려보냈다. 이들의 활약상은 기록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7월 12일 전북전(2대1 승)에서 첫 호흡을 맞춘 이들은 7월 15일 상주전(3대0 승)부터 9월 17일 울산전(2대1 승)까지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를 이끌었다. 무실점 경기는 무려 6차례 기록했으며 단 4실점만 했다. 이후에도 3경기 더 손발을 맞춘 이들은 2승1무와 함께 2차례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13경기에서 10승3무. 무실점 경기는 8차례. 실점은 5골. 가히 압도적인 퍼포먼스였다. "정말 기록이 이렇게 좋은가?"라고 반문한 오반석은 "제주에는 좋은 수비수들이 많다. 누구와 호흡을 맞춰도 좋다. 하지만 이 조합은 팀이 힘들 때 더욱 뭉쳤던터라 더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밝히는 강제 전성기는 바로 7월 22일 포항전(3대2 승)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이찬동이 파울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몰렸고, 양동현과 손준호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수비 집중력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고 경기 막판 안현범의 극장골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김원일은 "이찬동이 퇴장당하면서 정말 힘들었는데 이겨내고 승리하며 끈끈해진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권한진은 "한 번 해보자고 서로 다짐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며 웃었다. 오반석은 "말그대로 강제 레벨업이 됐던 경기다. 가장 큰 터닝포인트였다"고 회상했다.


각자 생각하는 서로의 장점은 무엇일까. 권한진은 "원일이형은 정말 저돌적이다. 가끔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웃음) 하지만 그런 파이터적인 기질이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일은 "(권)한진이는 정말 침착하고 위치 선정이 좋다. 나와 다른 장점"이라고 답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반석은 "생각해보니 서로 달라서 더욱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 한진이형이 뒤에서 침착하게 받치고 있기 때문에 나와 원일이형이 더 대인마크에 집중할 수 있다. 역할 구분이 뚜렷해서 서로 도와주는 협력 플레이도 자연스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이들의 선의의 경쟁은 더욱 흥미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목표는 똑같다. 바로 제주의 우승이다. 리그에서는 전북을 뛰어넘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제주의 이름을 드높이고 싶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특히 우라와가 올 시즌 ACL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더욱 자극을 받았다.

오반석은 "다음 시즌에는 대항마가 아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강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원일은 "우라와가 ACL에 결승에 갔다. 다음 시즌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권한진은 "다음 시즌에도 목표는 3개 대회 우승 도전이다. 꼭 우승 타이틀을 가져오도록 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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