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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에 부임한 정해성 호앙아인 잘라이 신임 감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4일 원정전에서도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정 감독 부임 이전까지 호앙아인은 5경기 무승, 4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정 감독 부임 이후 3경기 무패,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윈이날 승리는 호앙아인 구단 역사에 의미있는 승리로 기록됐다. 호앙아인이 호치민에서 승리한 것은 무려 15년만이다. 2연승 후 선수단은 호앙아인잘라이 팬클럽의 초대를 받아 승전 파티를 즐겼다.
정 감독은 데뷔전 승리 직후 구단주인 두안 응우옌 둑 호앙아인 길라이 그룹 회장과의 만남을 소개했다. "프로팀 구단주로서의 마인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둑 회장은 부동산 대기업 호앙아인 길라인의 최고 경영자(CEO)로 2011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동남아에서 가장 파워풀한 비즈니스맨 3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 감독은 축구단을 향한 구단주의 관심과 애정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국내 스포츠계에도 기업이 운영하는 프로팀 가운데 이런 애정과 철학을 가진 구단주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감독은 유스팀과 1군 선수들을 총괄하는 총감독이다. "모교 중앙고에서 가르치던 어린 선수들보다 겨우 두세 살 많은" 베트남 유망주들을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호앙아인은 지난 여름 K리그 올스타팀을 이긴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 선수도 4명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국가대표팀 주전으로 키워내는 것 역시 정 감독이 해야할 일이다. "선수들의 실력이 기대 이상이다. 좋은 선수들도 상당히 많다. 동계훈련을 통해 잘 갈고 다듬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희망을 표했다.
감독 교체 이후 확 달라진 팀 분위기와 성적에 대해 "제 역할은 미미하다. 작은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대한민국 A대표팀 출신 '레전드' 지도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이야기했다."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조금씩 조금씩 신중하게, 원칙을 가지고 바르고 좋은 팀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