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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감독, 부임후 2연승... 호앙아인이 확 달라졌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11-05 19:59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에 부임한 정해성 호앙아인 잘라이 신임 감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 감독의 호앙아인은 4일 오후 8시(한국시각) 베트남 호치민 통낫스타디움에서 펼쳐진 V리그 24라운드 사이공 원정에서 2대1로 승리했다. 후반 12분 선제골을 터뜨린 후 후반 27분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40분 미국 국적의 수비수 페르가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2연승을 이끌었다.

정 감독은 지난달 25일 호앙아인 총감독으로 취임한 후 첫 공식경기인 지난달 27일 리그 3위의 '강호' 하노이T&T와의 데뷔전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전반 14분 선제골을 허용한후 2골을 따라붙어 역전했고, 후반 27분 동점골을 내준 후 다시 후반 44분 극장골을 터뜨리며 짜릿한 첫 승을 기록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0년 남아공월드컵 첫 원정 16강의 기적을 쓴 A대표팀 수석코치 출신답게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과 에너지를 선수단에 불어넣었다.

4일 원정전에서도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정 감독 부임 이전까지 호앙아인은 5경기 무승, 4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정 감독 부임 이후 3경기 무패,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윈이날 승리는 호앙아인 구단 역사에 의미있는 승리로 기록됐다. 호앙아인이 호치민에서 승리한 것은 무려 15년만이다. 2연승 후 선수단은 호앙아인잘라이 팬클럽의 초대를 받아 승전 파티를 즐겼다.

정 감독은 데뷔전 승리 직후 구단주인 두안 응우옌 둑 호앙아인 길라이 그룹 회장과의 만남을 소개했다. "프로팀 구단주로서의 마인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둑 회장은 부동산 대기업 호앙아인 길라인의 최고 경영자(CEO)로 2011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동남아에서 가장 파워풀한 비즈니스맨 3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베트남축구협회 부회장으로서 2001년 이후 매년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해왔고, '강원 미드필더' 쯔엉을 키워낸 구단주 회장의 '조국의 축구 미래에 투자하겠다'는 뜻은 확고했다. "우리팀은 베트남대표팀에 들어갈 좋은 선수들을 키우는 팀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몇 번이나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당장의 성적을 내는 것보다는 베트남 국적의 좋은 선수들을 많이 키워내는 것이 우리팀의 존재 이유다. 우리팀이 키워낸 좋은 선수들이 베트남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베트남 축구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사이공전 2연승 직후 경기장을 직접 찾은 둑 회장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라커룸까지 찾아와 "잘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정 감독은 축구단을 향한 구단주의 관심과 애정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국내 스포츠계에도 기업이 운영하는 프로팀 가운데 이런 애정과 철학을 가진 구단주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감독은 유스팀과 1군 선수들을 총괄하는 총감독이다. "모교 중앙고에서 가르치던 어린 선수들보다 겨우 두세 살 많은" 베트남 유망주들을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호앙아인은 지난 여름 K리그 올스타팀을 이긴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 선수도 4명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국가대표팀 주전으로 키워내는 것 역시 정 감독이 해야할 일이다. "선수들의 실력이 기대 이상이다. 좋은 선수들도 상당히 많다. 동계훈련을 통해 잘 갈고 다듬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희망을 표했다.

감독 교체 이후 확 달라진 팀 분위기와 성적에 대해 "제 역할은 미미하다. 작은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대한민국 A대표팀 출신 '레전드' 지도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이야기했다."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조금씩 조금씩 신중하게, 원칙을 가지고 바르고 좋은 팀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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