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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는 '동네북'이었다. 신태용호는 사실상 모로코 2진에 농락을 당했다.
러시아전에서 윙백으로 변신해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받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모로코전 전반만 따지면 낙제 수준이었다. 풀백 나히리와 윙어 엘 하다드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며 경기 초반부터 오른쪽 측면을 제대로 사수하지 못했다.
이청용의 가장 큰 문제는 패스 미스였다.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공격으로 전개하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에게 공을 빼앗겨 계속해서 위기를 자초했다. 이청용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백업 수비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송주훈의 연계성 수비가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실점도 수비의 결정적인 실수가 단초가 됐다.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모로코의 크로스를 한국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흘러나온 공을 문전 왼쪽에 있던 탄난이 여유있게 때려 넣었다.
결국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플랜 B로 장착하려던 변형 스리백은 30분을 버티지 못했다. 신 감독은 전반 30분 이전에 세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남태희 대신 권창훈, 김보경 대신 구자철, 김기희 대신 정우영이 투입됐다. 그리고 스리백을 버리고 포백으로 전환했다.
그나마 포백으로 전환하자 공격이 살아나고 움직임이 유기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공수 밸런스의 엇박자와 상대 압박과 밀집수비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던 30분보다는 15분이 좀 더 효율적이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