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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4연패, 확실히 되갚아 주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조기소집이지만 우리 선수단이 전체가 다 소집이 되지 않았기에 완벽하게 조기소집 성과를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에서 한라운드를 연기시켜주면서까지 희생해주신 부분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최대한 호흡을 잘 맞추고 극대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첫번째 포인트는 수비다. 그래도 수비는 훈련을 할 수 있기에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그렇게 첫날부터 프로그램을 짰다.
솔직히 이란전이 최종예선이 아닌 평가전이었으면 내 스타일대로 공격해서 우리가 그간 당했던 수모를 날려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그렇지만 이번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 축구를 자제해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선수시절에 이란에 크게 당했다. 되갚아주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지만, 이제는 큰 스코어차가 아닌 이란이라는 팀을 이겨서 러시아월드컵에 가는게 더 중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
-케이로스 감독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지만 4연패를 당했던 부분은 확실하게 되갚아주겠다. 우리가 4연패를 당했지만 한국이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각인시키겠다.
-선수들에게 전술을 빠르게 적응시키기 위한 방법은.
국가대표 감독이 되서 선수 뽑을때 가장 마음이 편했다. 올림픽대표나 U-20 대표 시절에는 또래라는 한정된 풀에서 선수를 뽑다보니 고민이 많았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인데 세계대회에 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감독으로 힘들었다. A대표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이라 생각하고 뽑았다. 2014년 감독대행 시절 선수들이 주문하는 것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는 것을 보고 감독으로 놀랐다. 너무 좋았다. 이번에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인만큼 감독의 요구를 잘 받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은 편하다.
-베테랑들이 책임감을 강조했는데.
베테랑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그런 것이다. 그런 생각을 끝날때까지 했으면 좋겠다. 베테랑 선수들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만약 경기에 나서지 못할때 좌절해서 초심을 잃어버리고 인상을 쓴다면, 처음에 갖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동기부여가 사라질까 걱정이 된다. 연연하지 말고 일심동체가 되서 선배들의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동국이 '대표팀에 희생하는 선수가 없다'고 이야기 했는데.
그런 얘기를 했다면 상당히 고맙다. 이제 연륜이 묻어나지 않나 싶다. 우리 선수들을 보게 되면 나도 그랬지만 최고로 잘하는줄 안다. 하지만 선수를 뽑을때 전술이나 컨디션 같은 것을 고려해서 뽑는다. 물론 경기를 못뛰면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최선참인 이동국이 희생정신을 언급한만큼 원팀이 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맙게 생각한다.
-황희찬 이동국 김신욱, 공격수 세명의 활용법은.
각자 스타일이 다 다르다. 이란이라는 팀에 어떤 선수들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똑같은 선수 뽑으면 옵션이 하나뿐이지만 다른 선수 뽑으면 옵션이 다양하게 생긴다. 그런 부분을 감안했다. 이동국 김신욱은 일찍 훈련하면서 파악할 생각이고, 황희찬은 3일만에 어떤 모습 보일지 훈련하면서 봐야 한다. 스타일이 다른 것은 다양한 옵션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란을 그간 이기지 못한 이유는.
내가 여기서 설명하면 슈틸리케 감독을 폄하할수도 있어서 자제하도록 하겠다. 승리하지 못하면 내가 당할 수도 있다. 내가 모셨던 분을 지켜드려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선수들이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했으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럽파들의 컨디션이 좋은데.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어제만 봐도 상당히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다. 특별한 부상 없이 돌아오게 되면 모두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이 다 모이면 상황에 따라 선발, 조커를 결정할 것이다. 여러 각도에 따라 고민 중이다. 어떻게 쓰겠다고 지금부터 이야기 하면 조기소집한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특정 선수들은 언급하기 보다 냉정하게, 색안경을 끼지 않고 31일 최고의 컨디션을 갖고, 신태용 축구를 이해하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리겠다.
-이번 경기를 디테일하게 준비하는 것 같은데.
오후 9시에 경기를 하면면 대개 8시 쯤 워밍업을 한다. 그래서 8시에 훈련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늦어지고 밸런스가 깨지지 않을까 싶었다. 잠드는 시간도 늦어지고 바이오리듬 깨질 수 있다. 무리가 생길 수 있어서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 30분 정도 훈련할 계획이다.
-26일 수원과 평가전을 하는데.
수원은 스리백을 쓴다. 이란이라는 팀이 스리백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일단 26일 수원전은 선수들의 컨디션과 수비조직력이 점검 대상이다. 이란은 포백 들고 나오고, 더 나쁘게 말하면 더 내려서 할 팀인데 이때 상대가 역습할때 우리 수비가 어떻게 할지 준비해야 한다. 26일 경기는 그런 부분에 전반적인 포커스를 맞추겠다. 공격쪽으로는 공격수가 다 소집이 안됐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하기 어렵다. 수비쪽으로 유기적인 플레이, 라인을 얼마나 맞출지, 올렸을때 내렸을때 위치선정이 어떤지 체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