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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 조항 없앤 백승호, 특급대우 받고 지로나 간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8-21 16:08



'코리안 사비' 백승호(20)가 특급대우를 받고 스페인 승격팀 지로나FC로 둥지를 옮긴다.

21일(한국시각) 백승호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백승호가 이날 세 가지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된다. 바르셀로나와의 남은 계약기간(1년) 해지를 비롯해 '바이백' 조항 해지, 지로나와 완전이적 계약"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백승호가 특급대우를 받는다. 지로나 1군 선수들의 연봉을 2년간 받고 훈련도 1군 선수들과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백승호의 이적 형태는 완전이적이다. 지로나와 3년 계약에 합의했다. 다만 지난 시즌 스페인 바르셀로나 B(2군)에서 총 16분밖에 소화하지 못한 출전시간을 고려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차원에서 올 시즌만 지로나 B팀(2군) 격인 세군다 B(3부 리그) 페랄라다로 임대된다. 이후 2018~2019시즌부터 지로나 1군에 합류하기로 계약서상에 명시했다.

페랄라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시티의 위성구단으로 불린다. 맨시티가 지분 50%를 가지고 있고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동생이자 에이전트인 페레 과르디올라 MBS(Media Base Sports) 사장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백승호의 이적은 기정사실이었다. 지난 6월 말 바르셀로나 B가 세군다 디비전(2부 리그)으로 승격하면서 비유럽 출신 선수를 두 명밖에 출전시키지 못하는 규정에 사로잡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마친 뒤 재활에 몰두했던 백승호는 6월 말 스페인으로 건너가 7월 중순부터 바르셀로나 B 프리시즌에 소집됐지만 이미 구단 정책대로 다른 팀을 알아보기로 합의했다.

백승호가 이적시장에 나오자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유럽과 미국, 호주에서도 러브콜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왔다. 그런데 걸림돌이 발생했다. 바르셀로나 측은 계약 연장 후 임대 이적을 원했다. 또 구단의 제안에 따르길 원했다. 바르셀로나와 자매결연이 돼 있는 스위스 2부 리그 세르베떼로 가길 원했다. 그러나 백승호 측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바르셀로나도 완강했다. 완적이적은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승호 측도 임대 신분으로 새 팀을 알아보려니 제약이 따랐다. 수많은 제안들도 서서히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이 때 마지막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이 지로나였다. 이 관계자는 "꾸준하게 백승호를 지켜보던 지로나가 바르셀로나와 협상 테이블을 차려 끝까지 버텼다"며 "지로나에선 백승호와 같은 선수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특히 지로나의 특급 애정공세도 백승호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난 주 호텔까지 잡아놓고 계약 합의를 이루려는 노력을 보였다. 지난 주에 계약이 성사됐을 경우 백승호는 페랄라다 개막전을 뛸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풀어야 할 것이 있었다. 바로 바이백 조항이었다. 유망주를 떠나보내는 팀이 그 선수가 잠재력을 터트렸을 때 저렴하게 재영입하기 위해 달아놓는 조항이다. 바르셀로나가 이 조항을 원했지만 지로나는 반대했다. 백승호의 바이아웃을 지불하더라도 완전영입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다행히 바르셀로나 수뇌부의 충돌로 백승호를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던 기류가 바뀌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지로나는 백승호를 이적료 한 푼 들이지 않고 영입하는 행운을 누렸다.

지로나는 새 팀을 찾는 백승호의 첫 번째 기준(출전)과도 잘 맞아떨어진 팀이었다. 백승호에게 클럽의 이름 값은 중요하지 않았다. 프리시즌에서 끌어올린 몸 상태를 경기를 뛰면서 유지할 수 있는 팀이 필요했다. 그러면서 적응 변수가 큰 타 리그 이적보다는 스페인 내 이적을 더 우선 순위에 두게 됐다.

백승호는 지로나 구단의 요청에 따라 살던 집도 바르셀로나에서 지로나로 옮길 예정이다. 훈련은 지로나 1군에서, 경기만 지로나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페랄라다에서 하게 될 예정이다.

때문에 백승호가 경기감각을 최고로 끌어올릴 경우 지로나의 1군 호출도 받을 수 있다. 꿈에 그리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거로 탄생할 수 있게 된다.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1부 리그를 누빌 기회는 없어졌지만 자신에 맞는 옷을 입고 제대로 비상할 시간이 주어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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