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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탈출까지 3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야말로 악몽 같은 원정길이었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분수령은 후반 30분이었다. 2-2로 팽팽하던 상황, 호드리고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부천이 이를 성공시키면 다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닐손주니어의 슈팅이 이준희의 선방에 막혔다. 이준희는 곧바로 포효했다. 부천 서포터스를 향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전매특허인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부천 서포터스는 이를 자신들을 자극시키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경기까지 패하자 부천 서포터스가 폭발했다. 사과를 받으려는 부천 서포터스와 경기장을 나가려는 경남 선수단의 대치는 장시간 이어졌다. 부천 서포터스가 누워 버스의 이동을 원천봉쇄했지만, 경남 선수단도 '사과할 것이 없다'고 맞섰다. 양 팀 관계자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과거 문제까지 불거지며 서포터스간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경찰까지 출동했다. 지구대는 물론, 119까지 나섰다. 그러고 나서도 상황은 정리되지 않았다. 양 팀 서포터스 중 일부가 연행되고 나서야 상황이 정리됐다. 오후 11시30분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라커룸에 피해있던 경남 선수단은 그제서야 다시 버스에 올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