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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U-18 선수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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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8세 이하(U-18) 챔피언십 우승의 주역 김 찬(17·포항제철고)은 대전 노은초 5학년 시절 축구클럽에서 골키퍼 포지션을 맡고 있었다. 김성진 포항 스카우트(38)의 눈은 달랐다. 김 찬의 피지컬과 발기술을 유심히 지켜보던 김 스카우트는 김 찬을 포항동초로 스카우트하면서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시켰다. 현재 '제2의 이동국'으로 평가받는 스트라이커 김 찬이 하마터면 골키퍼로 성장할 뻔했다.
최근 5년 사이 포항은 이명주 김승대 고무열 손준호 등 출중한 미드필더들을 유스팀에서 배출해냈다. 이들 모두 김 스카우트의 작품이다. 특히 포항동초 감독을 비롯해 포항제철중과 제철고 코치를 역임한 김 스카우트는 이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검게 그을린 얼굴은 초등학교 대회 뿐만 아니라 중·고교 대회를 발로 뛰면서 '될 성 부른 떡잎'을 스카우트한 자랑스러운 발자취이자 흔적이다. 김 스카우트는 "나는 그저 구단을 지원하는 스태프일 뿐이다. 내가 주목받는 건 원치 않는다"며 인터뷰 요청에 재차 손사래를 쳤다.
사실 포항은 기업구단이긴 하지만 타 기업구단과 비교했을 때 모기업 포스코의 지원이 터무니없이 열악하다. 특히 지방구단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스카우트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 스카우트는 "경북 지역에 초·중·고교 축구부를 다 합쳐도 9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도권에는 600여개의 학교가 집중돼 있다. 좋은 자원이 모두 수도권에 몰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이젠 유스 후발주자였던 수원, 성남 등 K리그 산하 유스팀에서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고 프로 연계율도 높아지면서 포항이 명문 유스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학부모님들이 굳이 자식을 지방으로 보내려고 하지 않는다.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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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찬.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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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넋 놓고 있을 수만 없다. 김 스카우트는 발로 뛰고 또 뛴다. 1년의 절반은 선수 발굴을 위해 서울에 거주한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다. 김 스카우트는 "포항은 포항만의 축구가 있기 때문에 이 스타일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선수를 스카우트한다. 또 포항동초부터 포항제철고까지 지도자가 바뀌어도 일관된 축구 철학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탕으로 스카우트를 한다. 최근 5년 사이 국가대표급 미드필더들이 많이 배출된 것도 그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미드필더들은 차고 넘쳐 지난 2년간은 중앙수비수 발굴에 힘썼다. 그래서 이상수(3학년)와 전현병(2학년) 같은 좋은 센터백들을 스카우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좋은 자원을 스카우트하는 건 1차적으로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서다. 그러나 영역을 넓혀보면 국가를 위한 일이다. 모두 대표가 될 자원들이고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에서 활약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다. 때문에 포항 프런트는 유스 시스템 운영에 국가적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선수 출신인 이종하 프로·유소년 전력강화실장은 "포항에는 좋은 선수들이 스카우트되기 때문에 이 선수들을 잘 성장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노력이 크게 봤을 땐 각급 대표팀 전력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더불어 "김 찬은 최순호 이동국 양동현 등 포항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수 있는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잘 관리해 반드시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육성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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