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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을 이겨내는 '전북 베테랑' 파워가 경이롭다. 20대 초반 선수들도 숨이 턱턱 막혀오는 찜통 그라운드에서 1981년생 에두, 1979년생 이동국이 매경기 원톱 선발 경쟁을 펼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가위바위보'라도 시키고 싶다고 할 정도다. 에두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전북에서 은퇴할 테니 제발 뛰게만 해달라"고 간청한다. 이동국은 '해탈'했다고는 하나, 팬들이 열망하는 K리그 전인미답의 200호골에 도전중이다. 진정 경이로운 일은 누가 나오더라도, 몇 경기만에 나오더라도 틀림없이 터진다는 것이다. 이날은 심지어 1982년생 베테랑 수비수 조성환까지 도움을 기록했다. '전북 노장 만세'다.
전반 내내 전북이 경기를 지배했다. 인천은 초반부터 수비에 집중했다. K3 화성FC에서 공익 근무를 마치고 6개월만에 돌아온 한교원이 특유의 발빠른 움직임으로 측면을 흔들었다. 전반 17분 에두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재성의 날선 슈팅을 정산이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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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이동국, 에두 누가 나오든 포인트를 올리고, 골망을 흔드는 '원톱 로테이션'의 쾌거는 이날도 계속됐다.
후반도 전북의 분위기였다. 후반 7분 정혁의 중거리 슈팅을 인천 골키퍼 정산이 필사적으로 막아냈지만, 전북의 파상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8분, 박스안에서 공중볼을 다투던 인천 수비수 하창래가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에두가 또다시 골망을 흔들며 9호골을 쏘아올렸다. 멀티골로 3대1 완승을 이끌었다. 인천은 후반 40분, 김용환이 박스안에서 수비를 따돌리고 필사적인 만회골을 밀어넣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1강' 전북 현대가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4연승, 승점 50고지에 오르며 선두를 질주했다. 올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 0대0, 1대1로 비겼던 '난적' 인천을 상대로 삼세번만에 승리를 거뒀다. "오늘은 이겨내야 한다. 라이벌전도 그렇지만, 고전한 팀은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원정이지만 홈 경기처럼 적극적으로 하겠다"던 최 감독의 노림수가 통했다.
최하위 탈출을 노렸던 인천은 6경기 무승(2무4패)을 기록했다. 지칠 줄 모르는 투사, 전북 베테랑들의 승리였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