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추교성 금천구청 탁구팀 감독, 김택수 남자 대표팀 감독, 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양준혁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
|
"태용아, 한국 축구가 정상에 서는 걸 꼭 한번 보고 싶다."
김택수 남자탁구 대표팀 감독(47)이 '동갑내기 절친' 신태용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은 22일 오전 독일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해 출국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민국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20세 이하 월드컵이 화두에 올랐다. 김 감독이 대뜸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예선 2차전(23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하루 앞둔 신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용아, 개막전 3대0으로 이겼더라. 남은 경기도 잘해. 한국 축구가 우승하는 걸 보고 싶다. 응원할게"라며 덕담을 남겼다.
신 감독과 김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동기다. 한국 탁구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김 감독은 바르셀로나올림픽 단식, 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 감독 역시 올림픽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종목을 뛰어넘어 스무살 무렵부터 남다른 우정을 쌓아온 두 '스타플레이어'는 세월이 흘러 나란히 국가대표 감독이 됐다. 지도자 생활을 하는 틈틈이 술잔을 기울이고, 고민을 나누고, 종종 골프 라운딩으로 막역한 우정을 이어왔다. 선수 중심으로 사고하고, 선수들과 격의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마인드의 젊은 지도자들은 코드가 척척 맞는다. 선수 시절 '여우'였고, '테크니션'이었던 이들은 스마트하고 유연하다. '꼰대' 기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열린 생각, 창의적인 마인드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한국 탁구의 미래'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 대우)을 키워낸 김 감독과 '한국 축구의 미래' 백승호 이승우를 키워낸 신 감독은 종목만 다를 뿐 닮은꼴이다.
지난 연말에도 김 감독은 신 감독, 그리고 신 감독의 영남대 88학번 동기인 '야구 레전드' 양준혁 해설위원과 한자리에 뭉쳤다.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를 써내린 '1969년 닭띠' 레전드들의 연례행사다. "신 감독, 양 위원과 함께 운동도 하고 틈날 때마다 종종 본다"고 했다. 김 감독은 탁구계에서, 신 감독은 축구계에서 소문난 골프 고수다. '누가 더 잘 치냐'고 묻자 김 감독이 은근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골프 실력은 신 감독보다 내가 아주 조금 나은 것 같고… 주량은 엇비슷한 것 같다."
김 감독은 안방에서 최고의 무대 월드컵에 도전중인 '절친' 신태용을 향한 전폭적인 지지와 강력한 믿음을 표했다. "늘 응원하고 있다. 신 감독은 반드시 해낼 것이다. 워낙 스타일을 잘 안다. 소탈하고 유쾌하다. 밝고 긍정적이다. 자신감이 넘친다. 그 에너지가 틀림없이 통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1983년 4강 신화 이후 최고 성적, 그 꿈을 이루길 친구로서 간절히 바란다. 한국 축구가 정상에 서는 것을 꼭 한번 보고 싶다. 탁구인이지만 한국 축구가 우승하는 걸 한번 보고 싶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출국장을 나서면서도 간절한 부적같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내 친구 신태용 감독 응원한다. 신태용 화이팅!"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