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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득점 공동선두 말컹(23·경남)은 지난 17일 경남FC로 완전이적했다.<스포츠조선 5월 17일자 단독보도> 사실 말컹의 손에는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복수의 구단 제안서가 여러 개 들려 있었다. 시즌 개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K리그 클래식 5개 팀과 챌린지 1팀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게다가 중국 슈퍼리그의 한 팀도 연봉 10억원 이상의 카드를 내밀며 구애했다. 말컹은 고민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 온 지 5개월여 만의 밀려든 복수의 러브콜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여린 감정의 소유자인 말컹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부모님과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 멤버인 원소속팀(이뚜아노) 구단주 주닝요 파울리스타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 당시 말컹의 부모님과 주닝요는 "네가 어느 팀으로 가도 상관없다. 연봉도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넌 아직 어리다. 네가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팀을 선택하라"고 말했다. 밤샘 고민 끝에 말컹은 과감히 모든 러브콜을 고사했다. 자신이 직접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정리했다. 그리고 말컹은 명언을 남겼다. "내가 하기에 따라 이 많은 관심은 또 다시 올 것이다. 나는 경남에서 축구인생의 스토리를 쓰고 싶다. 브라질에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때 손을 내밀어준 팀이 경남이다. 이제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적하겠다는 건 이기적인 생각이다." 모두가 놀란 결정에 구단 관계자들은 말컹을 껴안고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자 말컹은 재치있는 말로 화답했다. "경남이 승격하고 내가 득점왕이 되면 경기장에 내 얼굴이 박힌 대형 플래카드를 걸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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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컹은 김종부 감독을 만나 축구인생의 날개를 폈다. 첫 훈련 때 스트라이커 출신 김 감독의 지도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슈팅 종류를 비롯해 발목 각도, 상체 숙임 정도까지 세밀한 부분을 지도했다. 말컹은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며 "경남에 완전이적을 하는데 감독님의 영향이 절반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한국으로 오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어본 말컹은 사실 경기장 밖에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적다. 대신 농구 게임과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시청을 꾸준히 한다. 팀 동료 브루노에게 축구에 대한 애정이 적다고 꾸중을 듣기도 한다.
좋은 기량과 성품을 가진 말컹. 오랜 만에 K리그에 나타난 '물건'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