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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앞선 치밀한 계획, AS모나코가 파리생제르맹 독주시대를 끝낸 방법이다.
AS모나코의 우승은 파리생제르맹의 독주 시대를 끝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중동 자본을 등에 업은 파리생제르맹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에딘손 카바니, 치아구 시우바, 앙헬 디 마리아 등과 같은 특급 스타들을 데려오며 리그1을 정복했다. 2012~2013시즌부터 내리 4차례 리그1 우승을 거머쥐었다. AS모나코의 우승으로 싱거운 독주 체제로 이어지던 리그1에 새로운 활력을 더했다. 무엇보다 AS모나코가 돈이 아닌 계획과 전략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밌는 것은 AS모나코 역시 돈으로 우승을 사려는 클럽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다. AS모나코는 2011년 러시아 재벌 디미트리 리볼로블레프에 의해 인수됐다. 리그2로 강등됐던 AS모나코는 리볼로블레프 회장의 자금력을 앞세워 단 1시즌만에 리그1으로 복귀했다. 1부리그로 돌아온 2013~2014시즌, 단숨에 리그1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선언한 리볼로블레프 회장은 라다멜 팔카오, 하메스 로드리게스, 조프리 콘도그비아, 히카르두 카르발류 등을 영입하는데 무려 1억6000만유로(약 2000억원)을 투자했다. AS모나코는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가 내린 결론은 젊은 스쿼드로의 재편이었다. AS모나코는 팔카오, 로드리게스, 콘도그비아 등 고액 연봉자를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성난 팬들의 티켓 환불 요구 등이 있었지만 AS모나코는 꿋꿋하게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빅사이닝'으로 그 자리를 메우는 대신 가능성이 풍부한 10대, 20대 신예 선수들을 데려왔다. 아예 투자를 멈춘 것도 아니다. 앤써니 마샬 등 스타 선수들을 보내며 벌어들인 수익은 또 다른 투자로 이어졌다. AS모나코는 2014~2015시즌에도 3900만유로(약 472억원), 2015~2016시즌에도 5500만유로(약 690억원)을 썼다. 한두명의 선수보다는 가능성이 있는 여러명으로 방향을 바꿔 팀 색깔 자체를 바꿨다. 베르나르두 시우바, 토마스 르마, 파비뉴, 티무에 바카요코, 지브릴 시디베, 벤야민 멘디 등이 이 과정에서 탄생한 스타들이다.
영입이 능사는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육성이었다. 바실리예프 부회장은 유스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했다. AS모나코는 릴리앙 튀랑, 엠마누엘 프티와 티에리 앙리를 키워냈을 정도로 탁월한 유스 시스템을 자랑한다. 또 하나의 걸작이 세상에 등장했다. 킬리안 음바페다. 음바페는 모나코 구단 역대 최연소 리그1 데뷔와 최연소 골, 역대 최연소 두자릿수 골 등 각종 최연소 기록을 경신했다. 15골 성공시킨 음바페는 리그1을 넘어 유럽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으며 빅클럽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미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맨유 등이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싸들고 음바페를 유혹 중이다. 이미 시스템을 확립한 AS모나코는 또 다른 음바페의 탄생을 자신하고 있다. 이들은 유스 출신들을 1군에 진입시키는데 주저함이 없다.
AS모나코의 성공은 결국 얼마나 시스템 확립이 중요한지, 그에 앞서 어떤 철학을 설정하는지가 보여주는 사례다. 돈이 없어 힘겨워하는 구단들에게 완벽한 답을 준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