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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순위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문제는 후순위다.
2017년 여자부 트라이아웃 두번째 날이 11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12일 열리는 드래프트 하루 전날인만큼 각 팀들은 큰 틀에서 결정을 마쳤다. 오전 심층면담을 통해 선수들의 인성까지 두루 파악했다. 이미 알레나와 함께 가기로한 KGC인삼공사에 이어 이날 IBK기업은행이 리쉘과 재계약을 결정했다. 다들 예상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제 흥국생명, 현대건설, GS칼텍스, 한국도로공사, 4팀이 24명이 참가한 이번 트라이아웃에 운명을 건다.
이바나는 2011~2012시즌 지오니자 피네도의 대체선수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V리그를 누빈 바 있다. 짧지만 굵은 활약을 펼쳤다. 5~6라운드 연속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이날도 연습경기 초반 서브 에이스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는 등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였다. 헝가리, 이탈리아 무대 등을 누비며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리나 역시 높은 타점을 앞세워 경쟁자를 압도했다. 각 팀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보는 눈은 다 비슷하지 않나"라며 "구슬만 잘 뽑는다면 두 선수를 먼저 선발할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는 확률 추첨제로 진행된다. 총 120개 구슬 중 지난 시즌 최하위팀 도로공사에 30개가 주어진다. 5위였던 GS칼텍스가 26개, 3위였던 현대건설이 18개, 1위였던 흥국생명이 10개의 구슬을 받는다. 구슬이 나온 순서대로 선수를 지명한다. 각 팀 감독들은 저마다 "뽑기 운이 좀 있는 편"이라고 자신만만해 하지만, 1, 2순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단 두 팀 뿐이다. 때문에 3, 4순위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혹시 모를 대체자까지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이바나, 이리나를 제외하면 다 고만고만하다는 점이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확실히 전년도에 비해 선수들 전체적인 기량은 좋아졌다. 하지만 눈에 띄는 선수도 없다"고 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기량이 월등한 선수가 없다. 팀에 맞는 선수 위주로 찾아보고 있는데 고민이다"고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트라이아웃에 나선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이바나, 이리나가 확실히 낫다. 3, 4순위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센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트라이아웃에 센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그래서 여러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래도 후보군은 압축된다. 2015~2016시즌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고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던 헤일리 스펠만과 2015~2016 시즌 흥국생명의 왼쪽 날개를 책임졌던 테일러 심슨(이상 미국), 처음 한국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 중 크리스티나 키카 미카일렌코(벨라루스), 다니엘라 엘리자베스 캠벨, 린지 스탈저(이상 미국), 소냐 미키스코바(체코)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충=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