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황선홍의 추억…정해성수석 복귀가 반가운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4-20 16:17 | 최종수정 2017-04-21 07:11

정해성 대표팀 수석코치와 황선홍 서울 감독. 송정헌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황선홍 서울 감독이 정해성 수석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트레칭 훈련을 하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아주 적절한 선택인데요."

정해성 A대표팀 수석코치(59)가 최근 '슈틸리케호'의 위기론을 잠재울 소방수로 대한축구협회의 권유를 받고 대표팀에 복귀했다.

신임 정 수석코치는 두 차례의 월드컵(2002년 4강, 2010년 16강)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K리그 제주, 전남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을 거쳐 현장으로 돌아왔다. 최근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슈틸리케호의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고 감독-선수의 가교 역할, 전술적인 조언 등 정 수석을 향한 기대가 크다.

이런 정 수석의 선임에 대해 적극 환영한 이가 있다. 황선홍 FC서울 감독(49)이다. 정 수석을 누구보다 잘 아는 후배 축구인이다. 황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홍명보 감독(항저우 뤼청)과 함께 '히딩크호'의 맏형으로서 '4강신화'를 이끈 인물이다.

당시 정 수석은 박항서 코치(현 창원시청 감독), 김현태 GK코치(현 FC서울 스카우트팀장), 핌 베어벡 수석코치와 함께 히딩크 감독의 신화 행진을 보좌했다.






황 감독은 2002년의 추억을 떠올리며 "정 선생님이 대표팀 수석코치로 영입된 것은 정말 적절한 선택이다. 그 때(2002년) 보여주신 통솔력이라면 지금 대표팀도 한층 나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일월드컵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정 수석과 함께 한 시간들에 대해 "정말 좋았던 기억밖에 없다"는 황 감독이 정 수석의 복귀에 반색하는 이유는 정 수석 특유의 스타일 때문이다.

흔히 정 수석은 '호랑이 코치'로 잘 알려져 있다. 히딩크 감독 시절 가끔 선수들을 호통치며 분위기를 다잡았던 일화 때문이다. 하지만 황 감독은 "흔히 말하는 엄한 아버지 리더십처럼 그렇게 무서운 분은 아니다"면서 "선수들과 항상 부대끼며 선수들의 정서를 반영하고 컨트롤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정 수석은 선수와 소통하는 스타일이 강점이어서 현재 슈틸리케호가 안고 있는 단기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적임자라는 게 황 감독의 생각이다.

황 감독은 최근 슈틸리케호에서 흘러나온 잡음 논란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2002년에는 고참 선수들이 중심을 확고하게 잘 잡았다. 중심축이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선수단 내부적으로 자체 결속과 단속이 잘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유럽파 점검을 마친 뒤 귀국 인터뷰에서 "팀 내부 상황을 발설하는 이에게는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며 경고성 발언을 해 회자된 바 있다.

황 감독에 따르면 2002년 히딩크 시절에는 감독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자체 정화기능이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내부 정돈이 잘 되니 '4강신화'라는 대업도 가능했다.

황 감독은 "당시 항명 소동 이런 얘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내부적으로 곧바로 정리가 잘 됐다. 선수단 스스로 힘을 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황 감독이 언급한 항명 소동은 당시 최용수(장쑤 쑤닝 감독)에 관한 해프닝을 말한다. 최용수는 한-일월드컵을 앞둔 프랑스와의 연습경기 도중 부상을 한 뒤 치료을 위해 한동안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는데 '히딩크 감독의 홀대에 훈련조차 거부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에 히딩크 감독은 오보임을 확인한 뒤 "바깥에서 우리를 갈라놓으려 하지만 함께 간다. 기사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수습하며 큰 문제없이 지나갔고 태극전사는 하나가 돼 4강신화를 쓸 수 있었다.

끝으로 황 감독은 당부의 말을 전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구성원이 모인 조직에서 말이란 게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다만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중요하다."

새로 합류한 정 수석을 중심으로 다시 뭉쳐야 하는 후배 태극전사들이 명심해야 할 조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