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의 근간은 팬이다.
2015년 5라운드까지 클래식 평균관중은 1만732명이었다. 당시 1, 2라운드 평균 관중수는 실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다였다. 이후 하향세를 걸었다. 2016년 1만166명으로 줄어들더니, 올 시즌엔 5라운드까지 9622명의 평균관중을 기록했다.
시작은 좋았다. 1라운드서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클래식-챌린지(2부 리그) 포함 개막 라운드에 총 13만4468명(클래식 9만8353명, 챌린지 3만6115명)이 운집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초반 흥행을 위해 서울-수원의 '슈퍼매치', '동해안더비(울산-포항)', '호남더비(전북-전남)', '달빛더비(광주-대구)' 등 총 4경기의 더비를 첫 라운드에 편성했다. 그러나 '반짝효과'일 뿐이었다. 시간이 가면서 썰물 빠지듯 팬들의 발길이 줄었다.
경기력이 도마에 올랐다. 재미가 없다는 것.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던 K리그의 경기 템포가 축 처졌다는 지적이 있다. 한 축구인은 "이기기 위해 뛰는 것보다 지지 않기 위해 뛴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모두 공격 축구를 외치지만 사실상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은 안 된다. 열성 팬들조차 답답해하는 경기가 한 둘이 아니다"며 "지도자, 선수 스스로도 자신들이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
여기에 리딩 클럽의 부진도 문제라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K리그의 한 관계자는 "K리그 관중 동원 두 축을 이루던 서울과 수원의 부진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두 팀의 경기는 항상 큰 관심을 받았는데 올 시즌 고전하면서 관중 몰이에도 고전하는 것 같다. 서울, 수원 경기력은 확실히 예년만 못하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은 지난해 5라운드까지 2만2634명의 평균관중을 기록했으나 올해 1만9481명에 그치고 있다. 수원은 8515명(2015년 1만1444명)으로 1만명에도 못 미친다.
줄어든 득점과 리딩 구단의 부진. 분명 부정적 요소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K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축구인은 "경기력이 떨어지고 성적이 부진한 건 좋지 않은 일이긴 하나, 관중 유치에 큰 흠결을 줄 만큼은 아니다"라며 "K리그 뿐 아니라 프로 야구도 관중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개막 시리즈서 평균 1만299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1만5536명이었다. 전년 대비 16.3% 하락했다. 이 축구인은 "어느 팀의 부진, 경기력 만으로 감소를 분석하기엔 한계가 있다. 프로 스포츠 전체에 영향을 미친 국가적 중대 사안들의 여파를 간과할 수 없다"며 "국정 농단 사태로 빚어진 일련의 사안들, 이로 인해 발생한 여러 사회적 혼란들로 프로 스포츠의 노출도 자체가 대폭 하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관중 감소는 연맹과 모든 구단이 반성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다수 구단이 '관중 유료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실제로 관중은 줄었지만 유료 관중 비중은 늘었다. 지난해 74%에서 올 시즌 75%대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