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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K리그? 클래식 관중 왜 줄었나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4-11 18:43



K리그의 근간은 팬이다.

프로 스포츠의 존재 이유다.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구단마다 관중 몰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스타 선수들이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이유도 많은 관중이 봐주는 덕분이다.

벚꽃 흐드러진 봄이지만, K리그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있다. 관중이 줄고있다. 3년만에 5라운드 기준 평균관중 1만명 벽이 허물어졌다.

2015년 5라운드까지 클래식 평균관중은 1만732명이었다. 당시 1, 2라운드 평균 관중수는 실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다였다. 이후 하향세를 걸었다. 2016년 1만166명으로 줄어들더니, 올 시즌엔 5라운드까지 9622명의 평균관중을 기록했다.

시작은 좋았다. 1라운드서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클래식-챌린지(2부 리그) 포함 개막 라운드에 총 13만4468명(클래식 9만8353명, 챌린지 3만6115명)이 운집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초반 흥행을 위해 서울-수원의 '슈퍼매치', '동해안더비(울산-포항)', '호남더비(전북-전남)', '달빛더비(광주-대구)' 등 총 4경기의 더비를 첫 라운드에 편성했다. 그러나 '반짝효과'일 뿐이었다. 시간이 가면서 썰물 빠지듯 팬들의 발길이 줄었다.

클래식 관중, 왜 줄었을까?

경기력이 도마에 올랐다. 재미가 없다는 것.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던 K리그의 경기 템포가 축 처졌다는 지적이 있다. 한 축구인은 "이기기 위해 뛰는 것보다 지지 않기 위해 뛴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모두 공격 축구를 외치지만 사실상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은 안 된다. 열성 팬들조차 답답해하는 경기가 한 둘이 아니다"며 "지도자, 선수 스스로도 자신들이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재미없다는 주장,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해 대비 5라운드까지 나온 득점수(2017년 68골, 2016년 78골)가 줄었다. 축구의 꽃인 골이 줄었으니 재미가 반감됐을 공산이 크다.


여기에 리딩 클럽의 부진도 문제라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K리그의 한 관계자는 "K리그 관중 동원 두 축을 이루던 서울과 수원의 부진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두 팀의 경기는 항상 큰 관심을 받았는데 올 시즌 고전하면서 관중 몰이에도 고전하는 것 같다. 서울, 수원 경기력은 확실히 예년만 못하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은 지난해 5라운드까지 2만2634명의 평균관중을 기록했으나 올해 1만9481명에 그치고 있다. 수원은 8515명(2015년 1만1444명)으로 1만명에도 못 미친다.

줄어든 득점과 리딩 구단의 부진. 분명 부정적 요소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K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축구인은 "경기력이 떨어지고 성적이 부진한 건 좋지 않은 일이긴 하나, 관중 유치에 큰 흠결을 줄 만큼은 아니다"라며 "K리그 뿐 아니라 프로 야구도 관중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개막 시리즈서 평균 1만299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1만5536명이었다. 전년 대비 16.3% 하락했다. 이 축구인은 "어느 팀의 부진, 경기력 만으로 감소를 분석하기엔 한계가 있다. 프로 스포츠 전체에 영향을 미친 국가적 중대 사안들의 여파를 간과할 수 없다"며 "국정 농단 사태로 빚어진 일련의 사안들, 이로 인해 발생한 여러 사회적 혼란들로 프로 스포츠의 노출도 자체가 대폭 하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관중 감소는 연맹과 모든 구단이 반성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다수 구단이 '관중 유료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실제로 관중은 줄었지만 유료 관중 비중은 늘었다. 지난해 74%에서 올 시즌 75%대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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