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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 이영재(23·울산 현대)의 올 시즌 출발은 안갯속이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강원 진영 아크 부근에서 벌어진 혼전 상황 속에 코바가 왼발로 떨궈준 볼이 수비수에 겹겹이 둘러싸인 이영재에게 향했다. 이영재는 수비수 두 명 사이로 한 차례 드리블 뒤 지체없이 오른발슛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2주 간의 A매치 휴식기 동안 진행된 슈팅 훈련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이영재가 원래 왼발잡이인데 오른발로 슛을 해 골까지 터뜨렸다"며 "골 넣기 전까진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넓은 시야와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다. 오늘처럼 교체로 투입되어 좋은 장면을 만들어낸다면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고 칭찬했다.
이영재는 "내가 왼발을 잘 쓴다는 점을 상대 수비수들이 알고 있다. 평소에 오른발 연습을 많이 했는데 자신감이 들어 오늘 슛까지 하게 됐다"고 웃었다. 그는 "갑작스럽게 임대를 가게 되어 많이 힘들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최종명단에서도 탈락해 많이 힘들었다. 임대를 통해 힘든 시간도 보냈지만 많은 경험을 했다. 마음가짐이 더 강해졌고 어떻게 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지 알게 됐다"고 달라진 자신을 소개했다.
울산은 강원전 승리로 제주(0대3), 상주(0대1)에 당한 연패를 털어내고 4월의 문을 활짝 열었다. A매치 휴식기에 앞서 1무1패에 그쳤던 강원은 이른 실점 뒤 동점골에 이어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막판 결정력에 밀려 눈물을 삼켰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