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탬퍼드브릿지(영국 런던)=조성준 통신원]프리미어리그 홈경기 10연승을 달리던 첼시가 드디어 멈춰 섰다. 지난 1일 스탬퍼드브릿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가 첼시에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연승 기록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경기 4분 만에 선제 골을 허용했다. 팰리스에게는 최악의 시작이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에덴 아자르의 개인기에 너무 쉽게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리고 보통의 약팀이 원정을 떠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하면 무너져버리곤 한다.
요즘 상승세에 올라있던 팰리스는 달랐다. 이른 시간 선제골로 인해 첼시 팬들이 마음을 놓는 순간 윌프레드 자하의 동점골이 터졌다. 페드로의 패스를 마티치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틈을 타 팰리스는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이 공을 자하가 마무리하며 동점에 성공했다. 기대하지 못했던 이른 동점골을 향한 팰리스 팬들의 환호가 채 끝나기도 전에 역전 골까지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조금은 불완전했지만 크리스티안 벤테케와 자하가 이대일 패스를 주고 받는 데에 성공했고, 벤테케는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에 성공하며 역전골을 터트렸다. 주로 왼쪽 윙으로 출전하던 자하를 벤테케와 함께 중앙에 서게 하여 변칙적인 4-4-2 형태를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 볼을 뺏은 후에 빠른 역습을 위해서 선택했던 이 전술이 역전 골을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해낸 것이다.
경기를 앞두고 첼시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빅토르 모제스의 결장이었다. 이번 시즌 리그를 통틀어 가장 성장한 선수이자 첼시 3-4-3 전형의 중심이던 모제스가 부상으로 인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시즌 가장 적은 선수 폭(21명)으로 가장 적은 선수 변화(26회)를 가져간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도 결단이 필요했다. 콘테 감독의 선택은 페드로였다. 페드로를 윙백으로, 그 빈자리에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선발 출전 시켰다. 파브레가스는 3-4-3 전형 상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전하긴 했지만, 2선으로 내려와 볼배급을 하거나 페널티박스 안을 파고들며 주로 중앙에서 활동했다. 그리고 오른쪽의 모든 공간은 페드로의 것이었다. 페드로는 전반 내내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돌파와 크로스를 수 차례 보내주었다. 특히 전반 4분 만에 페드로가 볼을 뺏어내고, 파브레가스 연결 한 후 다시 자신의 직접 마무리를 하며 선제골을 기록한 것이 첼시에게는 가장 좋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른 시간에 역전 당한 후 상황은 달라졌다. 페드로가 수비 미스가 잦을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페드로는 수비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오히려 페드로가 공격적으로 너무나도 뛰어났다는 것이 아쉬움이었다. 공격적으로 충분히 위협적임에도 불구하고 포지션 상 어쩔 수 없이 수비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공격을 하는 데에 제한이 생길 뿐은 물론 체력적인 부담이 가해진다는 것이 오히려 아쉬울 따름이었다.
샘 앨러다이스가 마지막 전술 선택의 승자
후반 14분, 스콧 단이 부상으로 빠지게 된 순간, 두 팀은 동시에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가게 되었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부상을 당한 스콧 단 대신 델라니를 넣는 동시에 안드로스 타운젠드 대신 마틴 켈리를 투입하며 마마두 사코-델라니-켈리 스리백 라인을 구성하였다. 이대로 승리를 굳히겠다는 의지였다.
반면 첼시는 마티치 대신 윌리안을 투입하며 페드로를 올리고 윌리안을 윙백으로 투입하였다. 그리고 후반 27분에는 마르코스 알론소 대신 미키 바추아이를 투입하며 양쪽 윙백이 페드로와 윌리안이라는 더욱 공격적인 스리백을 만들었다. 첼시는 계속해서 찬스를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다. 양쪽에서는 계속해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고, 후반 30분에는 코스타가 결정적인 헤딩 찬스를 갖기도 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결국 첼시에는 추가시간 7분에도 불구하고 동점골을 기록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경기의 승자는 크리스탈 팰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