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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A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사에서 열린 중국 대표팀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서 0대1로 졌다.
한국은 중국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방 얻어맞았고 이후 경기 내용에서 앞섰지만 끝내 동점골을 넣지 못해 지고 말았다.
대한민국이 질 수밖에 없었던 패인 세 가지
첫번째 리피 축구의 강점이다. 마르세로 리피 감독의 중국은 신문선 연구소가 분석했던 '대 중국전 종합경기분석'에서 경계해야될 불안요소로 지목했던 3가지 요인이 유사하게 작용했다. 리피 감독은 보다 공격적인 공격 진행과 조직적인 압박으로 통해 좋은 경기력을 펼친다고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선 더 많은 준비를 해올 것으로 판단되었다.
24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리피 감독은 조직적인 압박을 바탕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이전 가오홍보 감독보다 유기적인 패스를 중시했다. 근거 설명하기 위해 대 중국전 1차전과 2차전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였다. 점유율은 41%에서 44%로 증가했고 패스는 290개에서 392개로 늘었으며 성공률 또한 50%에서 54%로 늘었다. 그에 비해 크로스는 9회에서 5회로 줄었으며 단 1회도 성공하지 못했다. 오프사이드는 1회에서 7회로 늘었다. 이것은 측면 윙백의 전진을 통한 크로스 중심의 전술에서 공격기회를 낭비하지 않고 침투패스를 통한 공격을 시도하는 리피의 모습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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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에서 리피 감독이 한국전을 대비해 가장 준비를 잘한 부분은 수비다. 중국의 변화된 압박에 슈틸리케는 제대로 된 대책이 없었다. 중국은 1차전과는 다른 수비양상을 보였다. 데이터 상으로 대인압박 빈도에서는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으나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변했다. 가오홍보 감독의 중국은 포지션 이탈을 통해서 효율적이지 못한 압박을 보여주는 반면 리피는 대인압박과 함께 패스를 받을 선수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순간적으로 대한민국의 공격수를 4명이 애워싸 볼 소유를 획득하는 장면도 보여 주었다. 압박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짧은 패스 비율이 1차전 20%에서 이번 경기에서 14%까지 떨어졌다. 그 영향으로 한국의 패스 성공률이 약 8% 낮아졌다. 패스성공률이 낮아진 한국은 제대로 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것은 중국의 변화된 수비가 효율적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공중볼 경합 성공률이 기존 35%에서 67%로 증가하여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으며 패스차단은 35회에서 41회로 증가한 데이터를 나타내었다. 이는 선수들의 위치선정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설명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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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전술에서 특히 6번 펑샤오팅과 10번 정즈는 주목할 수 밖에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펑샤오팅의 적극적인 마크는 한국 공격진의 볼 키핑을 힘들게 했다. 따라서 한국 중앙 공격수들은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또 후반전 공격 전개에서도 인터셉트 후 전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중앙 수비수의 전진에 한국 미드필더들은 상당히 당황했으며 그의 돌파를 쉽게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오늘 리피 감독의 전술의 핵은 정즈였다. 정즈는 4-3-3의 중앙미드필더에 위치했다. 그리고 그의 위치선정은 태극전사들의 공격을 상당히 힘들게 했다. 정즈는 한국의 빌드업 때는 중앙에서 빌드업을 맡아 중앙미드필더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수비할 때는 중앙수비수들 중앙, 혹은 옆에 위치하였다. 그로 인해 중국의 수비는 5백의 형태를 보였다. 정즈의 수비적 위치 선정으로 인해 한국 공격수가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커버했고 그로인해 중앙에서 제대로 된 공격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리피 감독은 짜임새 좋은 역습 전술과 수비활약에 힘입어 중국은 우리나라를 이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전술을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한 분석과 사전 준비였다.
둘째는 한국의 상대 역습에 말리는 전술적 문제(수비시스템 문제, 압박)다.
중국이 정확한 철저한 분석과 사전 준비로 좋은 성적을 낸 것과 반대로 우리나라의 준비는 부족했다. 오늘 경기도 항상 같은 포메이션과 같은 전술이었다. 물론 풀백이 바뀌고 중앙 미드필더가 한국영에서 고명진으로 바뀌긴 했으나 전술적인 역할은 거의 동일했다. 역시 점유를 가져가며 공격을 하는 전술이었다.
하지만 문제도 동일했다. 점유율을 가져가기 위해선 선수들의 간격을 좁히고 수비라인을 올려야 한다. 그 수비라인의 넓은 뒷공간은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는 팀의 아킬레스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약점을 막는 방법은 조직적인 전방압박이다. 공의 소유가 넘어가자 마자 수비를 위해 단순히 물러서는 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다. 오히려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압박을 가해 상대의 볼 전개 속도를 늦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최종예선 6경기엔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중국전은 더욱 심했다. 이전 5경기 평균 21회의 전방압박을 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선 7회에 그치며 소극적인 전방압박을 보여줬다. 이것이 오늘 중국이 역습상황에서 볼 전진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셋째는 우리나라의 무의미한 점유와 형편없는 득점력이다.
뒷공간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으면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슈틸리케호는 무의미한 점유율만 가져갔으며 24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무의미한 점유율이란 비판에 대한 답으로 공격지역 패스 비율을 5경기 평균 21%에서 27%로 늘렸다. 하지만 이것이 슈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슈팅 횟수는 평균 11.4회에서 오늘 12회로 큰 차이가 없었다. 유효슈팅 역시 평균 3회에서 오늘 5회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 중 유효슈팅은 기성용의 중거리였으며, 유효슈팅에서 전혀 나아진 것이 없었다.
문제는 단순한 공격패턴의 문제다. 우리나라는 측면공격에 이은 크로스 공격이 주 패턴이다. 또한 김신욱의 투입 이후는 김신욱의 헤딩 패스에 이은 2선 침투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간다. 득점 역시 그 두 패턴이 대부분이다. 오늘은 더욱 심각했다. 손흥민과 이청용이 없는 측면 공격은 지지부진했고 김진수와 이용으로 대체된 풀백 역시 크로스가 최악이었다. 오늘 경기 크로스는 3/22으로 14%의 성공률만을 보이며 최악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김신욱 역시 준비를 철저히 한 펑샤오팅에 번번이 막히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가지의 공격 루트로는 철저한 대비를 한 상대 수비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세트피스 실점 분석
전반 34분 위다바오가 페널티 박스 중심에서 니어포스트로 나오면서 골을 기록했다. 문제는 홍정호가 중심에서 맨마킹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나타났다. 홍정호는 위다바오의 움직임에 대해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에 따라 위다바오는 자유롭게 코너킥의 낙하지점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지동원은 등 뒤에서 쇄도하는 위다바오를 파악하지 못해 실점을 막지 못했다.
이 실점 장면은 중국의 준비된 세트피스를 칭찬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선수간 콜 미스, 마킹의 실수와 니어포스트에 수비수 미배치 등 많은 문제를 남긴 골로 기록될 것이다. 전술적 완성도가 우려되었으나 한국은 극복하지 못하고 득점을 내어주게 되었다.
한국의 스타팅 멤버와 교체 팀 기여도
지난 1차전 보다 데이터 상으로 더욱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보였다. 한국은 12개의 슈팅을 기록했으며, 그중 4개가 유효슈팅이었다. 팀내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한 선수는 지동원이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지동원은 오른쪽 측면 뿐만 아니라 최전방과 중앙지역을 드나들며 답답했던 한국의 공격에 활발함을 더했다. 또한 기성용의 2개의 슈팅이 모두 유효 슈팅으로 기록되었으며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남태희, 구자철, 황희찬, 이정협은 각 1개의 슈팅을 기록했는데 특히, 남태희는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중국 수비수를 흔들어 놓는 역할을 수행했다. 반대로 이정협은 최전방 공격수로서 출전했지만 특별한 활약이 없이 하프타임에 교체당하는 결과를 기록했다. 65분에 고명진과 교체되어 들어간 황희찬은 1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슈팅 임팩트가 좋지 않아서 힘없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또 터치에서의 기여도를 보면 고명진은 기성용과 투 볼란치로 배치되어 39번의 볼터치를 기록하며 빌드업의 기점이 되었다. 황희찬과 허용준은 후반전에 교체로 투입되며 각각 6번과 2번의 볼터치를 기록하며 공격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볼터치 기록은 이정협과 김신욱을 비교하는데 좋은 지표가 된다. 이정협은 전반전 높은 위치에서 머리로 침투하는 공격수에게 볼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11번의 터치를 하는데 그쳤고 하프타임 교체되었다. 반면에 김신욱은 이정협보다 낮은 위치에서 머리와 발을 통해 22번의 터치를 기록하며 공격진영에서 보다 볼이 도는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 경기에서 슈팅과 터치면에서 대한민국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는 선수는 손흥민과 이청용이다. 손흥민과 이청용은 측면 공격을 이끌며 많은 공격 지표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전에는 모두 나오지 못했다. 양측면에서 제대로 흔들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과의 경기에서 공격패턴이 단순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시리아 전에는 손흥민이 나오면서 부족했던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4일 경기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했던 지동원이 경고누적으로 다음 시리아전(28일)에 출전하지 못한다. 따라서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 전경기에 출장한 지동원의 부재라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게 되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중국전에서 손흥민이 빠진 자리를 감독의 임기응변으로라도 극복하길 바랬으나 그렇지 못했다. 다음주 28일에 맞붙는 시리아는 이번 24일 경기에서 경기력이 대폭 강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은 상대팀을 철저히 분석하고 공략해야만 한다. 24일 중국전과 같은 경기력과 무기력함을 보여준다면 약채라고 평가받는 시리아에게도 무릎을 꿇고 본선 진출마저 힘들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