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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경질론이 중국전 패배로 또 다시 머리를 내밀고 있다.
다행히 한국은 우즈벡을 2대1로 꺾었고 슈틸리케 감독 경질론은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불안함은 좀처럼 떨칠 수 없었다. 그리고 반환점을 돈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 축구는 똑같은 모습이 반복됐다. 28일 안방에서 열릴 시리아와의 7차전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슈틸리케 감독 경질설은 한국 축구의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
한데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을 곧바로 경질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체 타이밍을 잃었다. 현재로선 A대표팀 감독을 할 차기 사령탑 후보가 없다. 특히 '독이 든 성배'로 표현되는 A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려고 하는 지도자는 많지 않다. 역대 최장기간 A대표팀을 이끈 외국인 감독이라고 할 지라도 결과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에 다시 지휘봉을 국내 감독들에게 맡겨야 성난 팬심을 잠재울 수 있을 듯하다.
이어 "선수들은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 지금 조 2위에 올라 있고 월드컵 본선행이 좌절된 것도 아닌데 감독 이야기는…"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리아전 결과에 따라 감독 교체 시나리오를 준비할 계획에 대해서는 "그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축구협회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시아에서도 이젠 종이 호랑이가 된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다고 해도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축구협회가 빠른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자칫 월드컵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을 수 있다. 그 때가 되면 슈틸리케 감독은 책임지고 떠나면 그만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축구가 떠안게 된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