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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는 1일(한국시각)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중국 축구 클럽들이 지난 겨울 선수 이적 시장에서 쓴 돈의 규모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넘어섰다는 보도였다. 이에 따르면 2월 28일로 선수 구성을 완료한 중국 슈퍼리그 16팀은 겨우내 '선수 쇼핑'에만 무려 3억3100만파운드(약 4645억원)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4500억원이 넘는 '빅 머니'는 K리그 클래식 12팀의 1년 예산을 전부 합친 것 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상하이 상강의 이런 과감한 투자는 같은 연고지 라이벌 상하이 선화(모기업 부동산그룹 그린랜드 홀딩스)를 자극했다. 상하이 선화는 박지성의 옛 맨유 동료였던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 영입에 4000만파운드(약 561억원)를 썼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창춘 야타이(모기업 복합기업 야타이 그룹)도 나이지리아 공격수 오디온 이갈로를 사오는데 2000만파운드(약 280억원)를 썼다. 또 제약회사 소유의 승격팀 톈진 콴진은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알렉산드레 파투(이적료 약 224억원)와 벨기에 국가대표 미드필더 악셀 비첼(이적료 약 252억원) 영입에 약 50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클럽들이 이런 식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선수 영입에 투자한 건 최근 몇년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2013년 선수 총 투자 비용은 2500만파운드였다. 불과 4년 만에 13배까지 치솟은 셈이다.
중국 정부는 과열 조짐을 보이자 지난 1월초 투자 제한 조치를 취했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5명(4+1명, 1명은 아시아쿼터제)에서 경기당 3명 출전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투자 열기가 바로 식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구 사랑은 유명하다. 따라서 중국 부호들은 우수 선수 영입을 통해 자신이 소유한 클럽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지갑 열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미 웨인 루니(맨유), 디에고 코스타(첼시), 에딘슨 카바니(파리생제르맹),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같은 빅스타들이 중국 클럽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일단 거절했지만 중국 축구의 유혹은 한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BBC는 중국 슈퍼리그 내부에서의 한 가지 변화에 주목했다. 2011시즌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중국리그를 제패한 광저우 헝다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투자를 확 줄였다. 또 광저우 헝다 사령탑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2020년까지 중국 토종 선수로만 스쿼드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성공을 거둔 클럽이 과거로 유턴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