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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가는 길의 전반전, 예상보다 험난했다.
슈틸리케호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경기에서 3승(1무1패)을 수확했다. 쉽지 않았다. 홈에서 중국(3대2), 카타르(3대2), 우즈베키스탄(2대1)을 상대로 승리했으나 매 경기가 접전이었다. 원정은 최악이었다. 이란 원정에선 '무승 징크스'를 감안해도 무기력한 졸전 끝에 패(0대1)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참 아래인 시리아(93위·한국 39위)를 상대로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2차예선 전승 당시 '갓틸리케'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슈틸리케 감독의 인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석 달 간의 휴가를 마치고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슈틸리케 감독의 귀국 일성은 '조기 본선행'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언제는 승점 3점이었다. 다가오는 중국전 뿐만 아니라 나머지 4경기도 마찬가지다. 우즈벡과의 최종예선 최종전 전까지 본선행을 결정 짓길 원한다."
슈틸리케호는 최종예선 A조에서 승점 10으로 선두 이란(승점 11)을 바짝 뒤쫓고 있다. 하지만 우즈벡(승점 9)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목표대로 조기 본선행을 확정 지으려면 중국, 시리아, 카타르는 물론 이란까지 넘어야 한다.
첫 키는 오는 3월 23일 창사에서 열릴 중국 원정이다. 본선행 열차에서 일찌감치 멀어진 중국은 마르셀로 리피 감독 체제로 전환한 뒤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정조준 하고 있다. 첫 시험대인 한국전에 대비해 올 초부터 대표팀을 소집해 친선대회와 단기합숙을 펼치고 있다. 슈틸리케호에겐 변수가 많다. 중국전에는 손흥민(토트넘)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부상 여파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 하다. 중국전에 대비해 추진했던 '조기소집' 가능성도 현재로선 난망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리피 감독이 온 뒤 선수단 구성이나 플레이 스타일, 적극적인 압박 등 많은 부분이 변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이 일찌감치 선수들을 불러 훈련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별히 놀랍진 않다"며 "중국전은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손흥민 기성용의 부재에 대해서는 "없는 선수를 두고 아쉬워하기 보다 가용 자원들에게 신뢰를 주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슈틸리케호 주위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접전의 연속이었던 지난 최종예선 5경기의 여운이 그만큼 짙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의욕적인 각오를 품고 있다. 휴가 때는 친척, 지인들을 만나거나 한국에서 하지 못한 일들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하루 빨리 한국에 돌아와 대표팀과 최종예선 일정을 구상하고 싶었다. 오늘이 시작이다."
충전을 마치고 돌아온 슈틸리케 감독. 그가 과연 지난해의 부진을 떨치고 우려를 새로운 희망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