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하트레인(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감동이 이어진 90분이었다. 아니 경기 시작전부터 경기가 끝난 뒤까지 감동이 계속 이어졌다. 축구가 보여줄 수 있는 감동을 모두 보여준 한 판이었다. 토트넘과 위컴 원더러스(4부리그)의 FA컵 32강 경기가 열린 28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이었다. 그 감동의 시간을 따라가봤다.
라이언 빨리 나아라
경기 시작 전 토트넘 선수들은 흰색 티셔츠 한 장을 입고 몸을 풀었다. 티셔츠 앞뒤에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앞에는 '라이언, 빨리 낫기를(Get well soon, Ryan)'이라고 적혀 있었다. 뒤에는 '8번 메이슨(Mason 8)'을 새겼다. 라이언 메이슨(헐시티)을 위한 것이었다.메이슨은 23일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경기 도중 케이힐과 충돌했다. 머리를 크게 다쳤다. 두개골 골절이었다. 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토트넘 유스 출신이다. 2009년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임대를 통해 실력을 키웠다. 2014~2015시즌 돌아왔다. 2016~2017시즌 헐 시티로 이적했다. 토트넘은 메이슨을 위한 메시지를 '몸소' 보여줬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하프타임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들었다. "모두 일어나서 메이슨을 위한 응원가를 부르자"고 했다. 관중들이 일어나서 응원가를 부르고 박수를 쳤다. 아나운서는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대로 메이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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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위컴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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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달렸다
토트넘의 상대인 위컴은 4부리그 팀이다. 3부리그까지 올라간 것이 최고 성적이다. 2000~2001시즌 FA컵 4강의 기적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그런 그들이 화이트하트레인에 왔다. 한 번 자신들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이들에게는 꿈을 향해 달렸던 90분이었다. 전반에 2골을 먼저 집어넣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경기를 펼쳤다. 강한 몸싸움과 롱볼. 잉글랜드 축구 전통의 방식이었다. 분명 경기력은 한 수 아래였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토트넘을 탈락 직전까지 몰고갔다. 막판 실수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을 막지 못했다. 3대4로 졌다.
경기 후 개러스 아인스워스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원정 응원을 온 팬들을 향해 달려갔다. 팬들에게 큰 박수를 쳤다. 비록 졌지만 꿈을 향해 함께 뛰어준 팬들에게 온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토트넘 팬들도 이런 그들에게 박수를 쳤다. 영웅들에 대한 존경의 박수였다.
경기 후 아데바요 아킨펜와는 "여기는 FA컵이다. 우리는 꿈을 향해 뛰었다. 토트넘은 너무나 잘하는 팀이다. 경기에서 우리는 졌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꿈을 향해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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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손흥민이 세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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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세배
손흥민은 두 차례 세배를 했다. 결승골을 넣고 난 뒤 관중들을 향해 절을 올렸다. 경기가 끝났다. 라커룸으로 들어오는 길에 다시 한 번 세배를 올렸다. 첫번째 세배는 팬들, 두번째 세배는 부모님을 향한 것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장에 있는 팬분들 그리고 한국에서 경기를 보고 계신 팬분들을 향한 세배였다. 유럽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골을 넣어서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한 번 더 세배했다. 경기가 끝난 뒤였다. 나오면서 프레스티지박스를 향해서였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세배는 그 쪽에 계신 부모님을 향한 것이었다. 원래는 잘 안그러는데 고맙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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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팬들과 만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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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을 향한 감동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이날 손흥민은 가장 늦게 나왔다. 경기 후 각종 인터뷰가 있었다. 손흥민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은 경기 종료 후 두 시간도 지난 뒤였다. 경기장 앞에는 30~40여명의 팬들이 있었다. 한국인뿐만이 아니었다. 현지인들도 있었다. 이들은 손흥민이 나오자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손흥민은 차를 멈춘 뒤 팬들 하나하나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 임했다. 또 다른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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