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만날 리피, '조기소집' 승부수 띄웠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1-24 18:48


ⓒAFPBBNews = News1

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마르셀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또 다시 중국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중국 대표팀은 오는 2월 9일부터 12일까지 27명을 소집해 광저우에서 합숙훈련을 실시한다. 리피 감독은 이미 지난 10일에도 23명의 선수들을 불러모은 바 있다. 연초부터 두 차례나 대표팀 소집 카드를 내놓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난닝에서 '차이나컵'을 개최했다. 중국을 비롯해 아이슬란드, 칠레, 크로아티아가 참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이 아니었던 만큼 초청 3국 모두 2진급 선수단을 내보냈다. 리피 감독도 A매치 출전 5회 미만 선수들로 23명의 소집명단을 채웠다. 차이나컵은 신예 발굴을 원하는 리피 감독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소집은 조금 더 구체적이다. 중국 일간지 첸바오는 '리피 감독이 이번 훈련에서 선수들의 개인기량 체크 뿐만 아니라 (한국전 대비) 전술적 요구사항, 조직력 다지기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27명 중 23명은 가오린, 정즈, 황보원(이상 광저우 헝다) 등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출전 중인 주력 선수들이다. 여기에 조선족 출신인 가오쥔이(고준익·허베이 화샤샹푸), 치총궈(지충국·옌볜푸더)를 비롯해 덩한웬(네이멍구 종귀), 인홍보(허난 젠예) 등 차이나컵에 나섰던 23명 중 4명이 더 추가된 명단을 짰다. 일찌감치 내부경쟁을 유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포석이다.

리피 감독은 대표팀 선수 선발 및 운영 역시 전권을 쥐고 있다. 중국축구협회의 비호 아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골라 언제든지 훈련할 수 있다. 새 시즌 준비가 한창인 중국 슈퍼리그 클럽들이 핵심 선수들을 군말 없이 대표팀에 내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리피 감독은 한국전에 약 2주 앞선 3월 중순 결전지인 창사에서 대표팀을 소집해 집중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이미 공언한 상태다.

중국은 한국전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최종예선 5경기서 2무3패(승점 2)로 부진했다. 하지만 남은 5경기 중 첫 판인 2위 한국(승점 10)과의 맞대결서 승리하고 남은 4경기서도 흐름을 타면 막판 극적인 대반전도 꿈은 아니다. '자존심'도 걸려 있다.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으로 대변되는 중국 내 미묘한 냉기류 속에 한국을 상대로 안방서 패할 경우 후폭풍은 불보듯 뻔하다. 오랜 기간 중국 축구와 연을 맺어온 리피 감독도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다.

슈틸리케호도 조기소집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하지만 3월 중국(원정)-시리아(홈)전보다 6월 카타르(원정)-이란전(홈)에 시선이 맞춰져 있다. 3월에 조기소집을 해도 주축인 유럽파는 FIFA 규정 탓에 소속팀 협조를 얻지 못하면 부를 수 없다. 현 상황에선 순리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 조기소집이라는 리피 감독의 선제적 승부수에 슈틸리케 감독은 과연 어떤 대응 카드로 맞설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