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울산 현대 미드필더 김승준(23)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 최종 후보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데뷔 3년차 23세 이하 선수'에게 주어지는 사실상의 '신인상'인 영플레이어상의 유력한 후보였다. 후보 발표 전까지 29경기서 8골-2도움을 기록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최종명단 후보에 거론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그러나 김승준은 안현범(제주) 송시우(인천) 김동준(성남)에 밀렸다. '이변'이라는 반응이 심심찮게 흘러 나왔다. 울산 구단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강력히 항의까지 할 정도였다. 김승준은 "상을 못받은 건 그렇다 쳐도, 후보에도 올라가지 못한게 황당했다"고 웃었다.
최종 후보 발표 뒤 김승준은 경쟁자였던 안현범의 제주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울산을 이끌던 윤정환 감독은 출전명단에서 김승준을 제외했다. 김승준이 비화를 털어놓았다. "제주전을 앞두고는 '반드시 뭔가 보여줬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출전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감독님이 아무런 말씀도 없었기에 더 속이 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독님은 내가 필요 이상으로 제주전에 열을 올리는 것을 두고 배려를 해준 것이었다. 그때 가서야 내가 '오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이해가 됐다." 아쉬움은 털어낸 지 오래다. "이견이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면 후보 제외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탈락은 어쩌면 내가 자초한 일이다."
프로 3년차. 많은 것이 바뀌었다. 김승준은 이제 팀의 '기대주'가 아닌 '주축 중 한 명'이 됐다. 자신을 발굴한 윤 감독이 떠나고 김도훈 감독이 새 사령탑 자리에 앉았다. 새 체제 속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도전이 시작됐다. 김승준은 "지난해 마무리가 좋진 않았다. 시즌 중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쳤는데 다음날 훈련에 복귀했다. 무조건 뛰어야 된다는 생각 뿐이었던 것 같다. 결국 또 다칠 수밖에 없었고 자신감도 떨어졌다"며 "올 겨울 더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 전 하이파이브나 서킷 트레이닝 등 (올 시즌) 축구 인생 중 처음 해보는 일들이 많다.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었는데 매일 반복하다보니 이젠 그 시간들이 기다려진다"며 "감독님은 '올 시즌엔 다른 팀 경기 상황을 기다리지 말고 우리 스스로 ACL 출전권을 따내자'고 말했다. 반드시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승준은 올해 또 다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거론된다. 수상 기준의 마지노선인 프로 3년차-23세 이하 선수다. 지난해의 아픔 탓에 의지는 더 불탈 수밖에 없다. 김승준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인생에서 한 번 뿐인 상 아닌가.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면 수상을 못하더라도 당연히 목표에 둬야 한다. 올 연말엔 반드시 웃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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