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결말이다.
망연자실 전북, CAS 제소도 난망
'절대 1강'을 향한 시샘의 화살은 비극의 시작이었다. 전북과 함께 H조에 속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가 AFC에 전북의 출전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AFC는 최근 공문을 보내 지난해 전북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징계를 재심사 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전북은 ECB 측에 소명자료를 제출했지만, 대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ECB 결정은 곧바로 효력이 발효된다. 결정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결정에 대한 근거를 ECB에 요청할 수 있고, 근거를 수신한 일자로부터 10일 이내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할 수 있다. 하지만 CAS에 이중징계 등으로 제소하더라도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어 결국 ACL 출전은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제주-울산, 누구도 웃지 못한다
전북이 가진 본선 출전권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3위를 기록해 예선 플레이오프에 출전하는 제주에게 양도된다. 제주가 가지고 있던 예선 플레이오프 출전권은 클래식 4위 울산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울산은 2월 7일 키치(홍콩)-하노이(베트남) 간의 2차 플레이오프 승자와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누구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갑자기 출전권이 주어진 울산엔 비상이 걸렸다. 시즌 준비 일정 자체가 틀어졌다. 지난 14일 스페인 무르시아로 건너간 울산은 당초 내달 10일까지 겨울을 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ACL에 출전하게 되면서 이달 말 귀국으로 일정을 대폭 축소하게 됐다. 경기력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예선 플레이오프을 넘어 본선에 오른다고 해도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자칫 리그 일정까지 어지러워질 수도 있다. 홈구장인 울산월드컵경기장은 1층 좌석은 새단장을 했으나 그라운드 개보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
제주는 전북이 배정됐던 H조로 자리했다. 애들레이드, 장쑤(중국)가 먼저 자리를 잡아 놓은 상태다. 그동안 제주의 시계는 2월 7일 열리는 ACL PO에 맞춰져 있었다. 조성환 감독은 25일 예정된 키치-하노이전을 관전하기 위해 이미 항공편을 예매해 둔 상태였다. 제주는 태국 훈련을 마친 뒤 설 연휴도 반납하고 ACL PO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H조로 변경되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ACL PO에 맞춰 예년보다 빠르게 시즌 일정을 소화했던 게 수포로 돌아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