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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결말이다.
전북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소식이 전해진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고심했다. 전북은 법률사무소와 자료를 만든 뒤 현대자동차 법무팀의 자문을 받아 ECB에 소명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결정이 번복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AFC 징계위원회에서 심의해야 할 사안을 ECB에 넘겨준 모습은 단지 명분을 쌓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보여진다는 것이 법률사무소 측의 시각이다. ECB가 최근 설립됐고 기구 유지 명분을 위한 첫 번째 케이스가 필요했다. 특히 ECB에 호주 출신 위원도 포함돼 있다. 전북과 올 시즌 ACL 한 조에 편성돼 부담을 느낀 애들레이드 측의 불만이 바람을 타고 AFC 징계위원회와 ECB까지 번졌다라고 분석할 수 있다.
ECB의 발표가 예상보다 일찍 내려지면서 전북의 대응도 빨라질 전망이다. ECB 결정은 곧바로 효력이 발효된다. 전북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중징계 등으로 제소하더라도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어 결국 ACL 출전은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제주는 곧바로 본선 출전 자격을 얻는다. 전북이 배정됐던 H조로 자리했다. 애들레이드, 장쑤(중국)가 먼저 자리를 잡아 놓은 상태다. 당초 예선 플레이오프를 대비했던 제주는 2월 말 개막되는 ACL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 전까지 시간을 벌게 됐다. 그러나 기존 동계 전지훈련 일정의 변경은 불가피 하다.
울산은 비상이다. 시즌 준비 일정 자체가 틀어졌다. 지난 14일 스페인 무르시아로 건너간 울산은 당초 내달 10일까지 겨울을 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ACL에 출전하게 되면서 이달 말 귀국으로 일정을 대폭 축소하게 됐다. 경기력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예선 플레이오프을 넘어 본선에 오른다고 해도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자칫 리그 일정까지 어지러워질 수도 있다. 홈구장인 울산월드컵경기장은 1층 좌석은 새단장을 했으나 그라운드 개보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갑자기 주어진 출전권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