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로 돌아온 것을 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 큰 목표를 위한 선택이었다."
관건이었던 계약기간과 연봉도 구단과 선수가 만족할 만한 선에서 조율됐다. 3년 계약을 원하던 선수 측과 달리 구단은 5년을 원했다. 결국 4년 계약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연봉은 K리그 국내 선수 중 톱 3 수준이다. 구단이 선수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준 결과다. 기량이 만개할 20대 중반인데다 선수가 독일 분데스리가 3개 팀과 K리그 타팀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전북을 선택한 데 대한 예우의 표시였다. 또 수준급의 좌측 풀백 자원이 희소한 시장의 공급난 속에 몸값이 더 올랐다.
김진수에게 K리그는 낯선 무대다. 2012년 일본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4년 여름 독일 호펜하임으로 둥지를 옮겼다. K리그 팀에선 한 번도 뛴 적이 없다. '부담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김진수는 "대학교 때까지 한국 무대에서 뛰었지만 프로 무대는 또 다른 세계다. 부담이 크다. 빨리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유럽에서 경험한 것을 K리그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설렘도 있다"고 밝혔다.
김진수가 그리고 있는 더 큰 그림은 무엇일까. 바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이다. 홍명보호의 숨은 보석으로 평가됐던 김진수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회를 목전에 두고 오른발목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다. 김진수의 빈 자리는 박주호(도르트문트)로 채워졌다. 김진수는 "2017년은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반드시 K리그에서 부활해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진수는 최강희 전북 감독이 찾던 공격형 풀백이다. 물 샐 틈 없는 수비력 뿐만 아니라 측면 공격수 못지 않은 오버래핑과 명품 크로스 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 감독이 창시해 K리그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닥치고 공격(닥공)'과 궁합이 잘 맞을 선수다. "시즌 중에 K리그로 건너왔기 때문에 몸 상태가 굉장히 좋다"던 김진수는 "보장된 주전은 없다. 두바이 전지훈련부터 '닥공'에 부합하는 풀백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유럽 빅리거에 대한 자존심은 내려놓았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김진수는 2017년 '환희'를 꿈꾸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