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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컴백 주인공 곽태휘, FC서울 캡틴으로 우뚝서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7-01-10 18:30


사진제공=FC서울

'인생역전'의 주인공 곽태휘(36)가 정유년 새해 FC서울의 캡틴 완장을 찼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2017시즌 선수단을 이끌 주장에 중앙수비수 곽태휘를 선임했다. 곽태휘는 지난해 여름이적시장에서 기나 긴 여행을 마치고 친정팀인 서울로 컴백했다.

곽태휘의 축구 인생은 환희와 반전의 드라마였다. 그는 2005년 서울에 입단하며 프로 진출의 꿈을 이뤘다. 첫 해에 19경기, 2006년에는 23경기, 2007년 12경기에 출전했지만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저 그런 '미완의 대기'일 뿐이었다.

그러던 2007년 7월,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다. 곽태휘는 전남 드래곤즈의 김진규(32)와 트레이드 됐다. 당시 김진규는 국가대표 수비수였다. 서울은 김진규를 영입하는 조건으로 '곽태휘+현금(3억원)'을 지불했다. 전화위복이었다. 그 해 전남의 FA컵 우승을 이끈 그는 태극마크까지 달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골 넣는 수비수'로 훨훨 날았다.

전남에서 J리그 교토상가, K리그 울산, 사우디아라바이 알 샤밥과 알 힐랄을 거치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지난해 7월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여러구단의 제의를 뿌리치고 연어가 회귀하듯 서울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무려 9년 만의 복귀. 이미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쫓겨나다시피한 서울에서의 위상은 더욱 특별했다. 붙박이 중앙수비수였다. 곽태휘는 K리그에서 11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FA컵 준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에도 그의 이름 석자가 있었다.

특유의 투철한 책임감과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지난해 구단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주장에 선임된 오스마르(28)와 하모니를 연출하며 팀내 최고참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그의 무기는 솔선수범이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시대는 지났다. 리더가 먼저 몸으로 보여주고 운동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면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 있다," 헌신, 희생의 정신적 리더, 곽태휘의 역할이었다.

2017년이 밝았고, 곽태휘 주장 선임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 오스마르의 캡틴 바통을 이어받은 그는 "지금까지 잘 해 왔던 것처럼 FC서울이 하나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팀의 고참이며 선배이자 주장으로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곽태휘의 뒤는 박주영(32)이 받친다. 부주장으로 선임됐다. 서울에서 7번째 시즌(2005~2008, 2015~2017)을 맞은 박주영이 완장을 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은 "곽태휘와 박주영 모두 완벽한 자기 관리는 물론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는 행동으로 팀 구성원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이런 확고한 신뢰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에 있어서도 제격이라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괌에서 전지훈련 중인 서울이 곽태휘와 박주영의 황금콤비를 구축하며 더욱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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