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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이 끊이질 않는다.
토트넘 역시 9일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애스턴빌라와의 FA컵 일전을 앞두고 기로에 섰다. 지난 라운드에서 13연승 행진을 달리던 첼시를 꺾고 분위기를 탄 토트넘 역시 휴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주전을 제외할 수도 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의 믿을맨은 손흥민이었다. 최근 중앙 지향적인 전술로 변화하며 설자리를 잃은 손흥민이지만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를 제외하면 그는 역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였다. 지난해 9월 맹활약으로 폭발력은 이미 검증을 마친 터.
손흥민은 똑 부러지는 활약으로 포체티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3-4-3의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활발한 모습으로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베스트11이 나설때보다 경기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손흥민은 제 몫을 충분히 다했다. 손흥민은 이날 팀이 기록한 유효슈팅 7개 중 3개를 책임졌다. 후반 35분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시소코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땅볼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한복판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애스턴빌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새해 첫 골이자 지난달 29일 사우스햄턴전 이후 3경기 만의 골이자 시즌 8호골이었다. 손흥민은 시즌이 절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지난 시즌 기록한 7골을 넘어섰다. 이날은 손흥민은 토트넘 입성 500일이라 의미가 더욱 깊었다.
준비하는 선수, 연구하는 선수는 언젠가 빛을 보게 돼 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항상 경기에 못나가면 아쉽고 내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선수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승부욕"이라며 "그래도 팀이 우선이다. 팀의 승리를 위해 희생했다는 생각이었다. 또 못 들어간 선수들도 있었다.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다.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내 자신을 보여줘야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훈련했다. 아쉽기는 했지만 이제 시즌이 반 정도 지났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팀 전술이 중앙 지향적으로 바뀌어 많은 고민이 있었다. 경기 후 영상을 보면서 움직임을 많이 연구했다"며 "아직 어리다. 또 공부를 할 것들이 많다. 발전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항상 경기 후 영상을 챙겨보고 있다. 그런 걸로 공부를 하고 있다. 요즘에는 그런 움직임을 많이 하는 바르셀로나나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많이 본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항상 베스트11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팀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가장 믿을만한 조커가 될 수도 있고, 전술 변화시 가장 필요한 선수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손흥민은 토트넘에 꼭 필요한 선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