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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 빈자리가 생긴다. 그 공백은 새 얼굴로 채워져야 한다. 하지만 순리가 깨지고, '뉴페이스'가 설 땅을 잃으면 미래의 빛은 희미해진다.
신인 부재로 인한 차선책이었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 현재는 폐지됐지만 드래프트 제도 등으로 인해 우수 자원들이 K리그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렸다. 특히 승강제 도입으로 신인이 투입될 수 있는 기회도 제한됐다. 강등의 현실적인 압박으로 인해 모험에서 안정으로 무게 중심이 급속도로 이동했다. 불확실한 신인 대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사실상 신인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무대가 사라졌다. 지난해 2군 리그인 R리그가 재도입됐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영플레이어상'이다. '영플레이어상'은 23세 이하, 국내외 프로축구에서 3년 이내 활약한 선수로 신인상 기준이 확대된 개념이다. 신인상 후보군이 줄어들면서 문호를 넓혔다. 2013년 고무열(전북), 2014년 김승대(옌벤), 2015년 이재성(전북), 2016년 안현범(제주) 등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은 프로 2~3년차 '중고 신인'이었다.
2017년 K리그가 동계전지훈련과 힘차게 출발했다. 올 해도 물론 신인은 있다. 현재까지 62명의 신인이 우선지명과 자유계약 등으로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다들 스토리가 있다. 그들의 첫 번째 꿈도 동색이다. K리그 데뷔다. 물론 경쟁력을 갖춰야 기회가 주어진다. 다만 각 팀 감독들은 '육성'에도 눈길을 줘야 한다.
올 해는 '화수분 축구'를 기대한다. 귀와 눈을 즐겁게 하는 '신형 엔진'이 줄기차게 쏟아졌으면 한다. 이는 자본의 논리 속에서 힘을 잃고 있는 K리그가 더 건강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