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부터 인천은 무서운 팀으로 변모했다. 군 제대한 선수들이 전력 향상에 기여한 부분이 컸지만 전반기에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잠재력을 끌어낸 이기형 감독대행(43)의 도전도 박수받을 만 했다. 결국 잔류에 성공한 인천의 그라운드는 팬들의 눈물로 뒤덮였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객관적 전력 약화다. 이상협 박용지 등 즉시 전력감들을 영입했지만 조수혁 요니치 진성욱 박대한 권완규 조병국 등 주전급 중 70%가 빠져나갔다. 새 판을 짜야 한다. 특히 붙박이 요니치가 빠진 수비조직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이 감독은 "기업구단 만큼 투자가 안돼 분명 전력에서 열세인건 인정한다. 그러나 열정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절대 밀리지 않는 전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출발점은 '그라운드 제로'다. 이 감독은 "나이와 명성을 떠나 제로베이스에서 베스트 11을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말투 속에는 외인에 대한 기대감이 숨어있다. 이 감독은 "웨슬리는 재계약 했고 스트라이커와 센터백, 아시아쿼터 후보를 보고 있다. 기존 선수들과 함께 빨리 적응하는게 관건"이라고 했다.
새 시즌 기대할 선수 중 '콜업'된 이정빈(21)이 눈에 띈다. 6년간 인천 유소년시스템에서 성장한 이정빈은 우선지명을 받아 인천대에 진학한 뒤 3년간 프로무대 진출을 위한 경험을 쌓았다. 이 감독은 "정빈이가 대학 무대에서 너무 좋은 활약을 하고 왔다. 신인으로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의 축구를 정의할 단어는 아직 성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목표는 또렷하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포기하지 않는 팀,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상대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팀, 방심하기 어려운 팀으로 만들고 싶다."
축구인생의 화려한 2막을 여는 이 감독의 '뉴 인천 프로젝트'가 이제 막 첫 걸음을 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