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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리그 12개 구단 운영 성적]①서울-전북 '2강 시대' 활짝, 짙어진 양극화의 그림자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12-06 18:39



K리그 챔피언 FC서울이 3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전북 현대도 '명문 구단'의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나 나머지 10개 구단의 경우 하향 평준화가 도드라졌다.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 등은 '전통의 명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의 추락에 날개는 없었다.

2016년 K리그가 역사와 만날 채비를 마쳤다. 이제 곧 새해의 문이 열린다. 저물어 가는 2016년의 끝자락, 냉정한 현실 인식 없인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스포츠조선은 2012년 한국 언론 사상 최초로 K리그 16개 구단의 운영 능력을 평가했다. 1위부터 16위까지 줄을 세웠다. 1, 2부로 첫 운영된 2013년에는 1부 리그(클래식) 14개 구단을 도마에 올렸다. 2014년부터는 클래식이 12개 구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 해도 12개 구단을 해부했다.

스포츠조선 축구전문기자 9명이 클래식 12개 구단의 2016년 운영 성적표를 매겼다. 전문가 3명(한준희 KBS 해설위원, 박문성 SBS 해설위원, 서호정 축구전문기자)의 평가도 반영했다. 개막 전 목표 순위와 현재의 위치를 평가한 목표성취도를 비롯해 선수단 운용 능력 관중 동원 능력 페어플레이 연고지 밀착도 외국인 선수 활용 능력 홍보 및 마케팅 역량 재정 및 투자 파워 유소년시스템 전문가 평점 등 경기력과 행정 능력 등을 다면 분석했다. 항목당 10점 만점, 총점 100점으로 난상토의 끝에 최대공약수를 도출했다.


전북 현대와 FC 서울이 2016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경기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이 1대0으로 승리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해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06/
2016년 최고의 구단은 서울이었다. 3년 만에 정상으로 재도약했다. 2012년, 2013년 1위를 차지한 서울은 2014년에는 3위, 지난해에는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서울은 올 시즌 4년 만의 K리그 정상에 입맞춤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4강, FA컵에선 준우승을 기록, 목표 성취도에서 10점 만점을 받았다. 평균 관중에서 1위에 올라 관중 동원 능력과 홍보 및 마케팅 역량에서도 흠이 없었다. 서울은 올 초 팬 복합문화공간인 'FC서울 팬 파크'를 오픈, 큰 반향을 일으켰다. 데얀, 아드리아노, 오스마르, 다카하기 등 외국인 선수 활용 능력도 단연 돋보였다. 6월 사령탑이 최용수 감독에서 황선홍 감독으로 바뀌는 변화도 겪었지만 물줄기는 꺾이지 않았다. 서울은 지난해 총점 80.3점에서 8.5점 상승한 88.8점을 받아 으뜸 구단으로 인정받았다.

10년 만의 ACL을 제패, 아시아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하는 전북은 선두 자리를 서울에 내줬다. 지난해 87.0점에서 81.3점으로 하락했다. 전북은 목표 성취도, 선수단 운용 능력, 연고지 밀착도, 재정 및 투자 파워 등 현장과 행정에서 두루 만점을 받았다. 서울과 쌍벽을 이뤘다. 그러나 전북의 발목을 잡은 것은 '승부조작 의혹'이었다. 스카우트 A씨가 3년 전 심판에게 금품을 건넨 것이 뒤늦게 발각되면서 승점 9점 삭감 징계를 받았다. 정량 평가 항목인 페어플레이 부문에서 꼴찌로 떨어졌다. 벌점이 468점으로 페어플레이에서 만점을 받은 제주(벌점 47)보다 10배나 높았다. 전북의 페어플레이 점수는 10점 만점에 1점에 불과했다.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Hazza Bin Zayed Stadium)/ 2016 AFC챔피언스리그/ ACL/ 결승전/ 2차전/ 알아인FC vs 전북현대모터스/ 전북 우승/ 우승 세레머니/ 사진 정재훈
서울과 전북을 제외한 10개 구단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두 구단과 10개 구단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수원은 FA컵 우승으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했지만 전반적인 평가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룹B로 떨어진 아픔을 지울 수 없었다. 선수 영입 등 투자 부문에서도 실기하며 팬들도 떠났다. 수원은 지난해 3위(79.7점)였지만 올 해는 5위(65.8점)로 두 계단 하락했다.

울산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3, 4위를 차지했지만 총점에서는 각각 67.3점과 66.3점을 받았다. 갈 길이 여전히 멀다. 6위 인천 유나이티드(52.0점)부터 최하위 성남FC(43.7점)까지 7개 구단의 운영 성적은 50점대 이하의 낙제점이었다. 특히 성남은 축구와는 한 배를 탈 수 없는 '정치의 덫'에 걸리며 지난해 5위(63.8점)에서 꼴찌로 추락했다. 기업구단에 버금가는 돈을 쓰고도 그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2부 리그 강등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7~11위 전남(50.7점), 상주(48.8점), 포항(47.0점), 수원FC(44.3점), 광주FC(44.0점)도 결코 웃을 수 없었다. 포항은 지난해까지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올 시즌 그룹B로 떨어지는 등 과거의 환희는 자취를 감췄다.

'절대 2강' 체제를 구축한 서울과 전북을 위협할 대항마가 탄생해야 하지만 오히려 시계는 거꾸로 흘러가고 있다. K리그의 숙제는 상향 평준화다. K리그에 몸담고 있는 전 구성원이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프로의 탈을 쓰고 아마추어식 발상으로 팀을 운영한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상승곡선을 그리는 K리그 구단 운영 성적표를 기대하는 건 과연 사치일까. 2017년 성남과 수원FC가 클래식에서 사라지고, 대구FC와 강원FC가 가세한다. K리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다. 무거운 사명감을 단 한 순간도 잊어선 안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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