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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적어도 20세 이하에서는 북한이 최강이다. 최근 펼쳐진 청소년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며 정상에 우뚝 섰다.
북한은 10월 요르단 암만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승부차기 끝에 일본을 5대4로 누르고 2008년 이후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북한 여자축구의 밝은 미래를 가늠케 하는 대목. 이러한 최근 일련의 상승 분위기는 북한이 지난 8월 발표한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축구발전계획과 무관하지 않다. 조선중앙통신은 8월 4일 '조선축구협회가 2020년 열리는 제32회 올림픽을 목표로 한 축구발전계획을 작성했다'며 '교수훈련의 과학화, 정보화 수준을 높이고 경기의 공정성을 보장하며 FIFA, AFC 등을 비롯해 여러 나라 축구협회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 해 나가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발전계획을 들여다보면 조선축구협회는 남녀 대표팀을 구성해 FIFA와 AFC가 주관하는 U-20과 U-17 FIFA 월드컵 등 연령별 대회와 도쿄올림픽에 출전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같은 목표 속에 북한의 축구 외교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실제 북한의 한은경 AFC 집행위원은 지난달 26일 아랍에미리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북과 알 아인과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2차전을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환담을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 속에서 축구를 통한 직·간접적인 소통의 창구가 열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