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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FA컵 결승]수원 "승부차기? 역전우승이 뭐야? 까무러치기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12-01 20:52


27일 오후 2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FA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 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무대다. 2007년 이후 9년 만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결승전이 펼쳐졌다. 수원이 서울을 상대로 2대1로 승리 했다. 경기 종료 후 인사를 하고 있는 수원 선수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1.27



"승부차기? 거기까지는 가지 말아야지."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각오로 결승 2차전을 맞이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FC서울과의 결승 2차전을 앞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한 수원은 한결 유리한 입장이다. 2010년 이후 6년 만의 FA컵 정상에 한 발짝 먼저 다가선 터라 자신감이 높아질 만하다.

하지만 자신감과 긴장감은 별개다.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한 수원으로서는 이번 FA컵이 유일한 희망이다.

1차전 승리에 도취돼 털끝만큼이라도 느슨했다가는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주 재개한 팀 훈련에서 비장함으로 분위기를 무장했다.

팀 분위기 결속에도 세심하게 신경썼다. 지난달 30일 팀 훈련 시작에 앞서 수원 선수들은 브라질 프로축구 샤페코엔시클럽 선수단의 비행기 추락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팀 동료 외국인 선수 조나탄과 산토스가 브라질 출신이기 때문이다. 고국에서 날아든 비보에 상심해 있을 조나탄과 산토스를 위로하면서 가족같은 우애를 다졌다.

조나탄은 결승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던 보배같은 존재다. 산토스는 3-4-3 포메이션에서 선발 기회가 줄었지만 팀내 최다골로 클래식 시즌을 이끌어왔다. 수원으로서는 결승 2차전을 앞두고 벽안의 양대 보배를 보듬는 게 결속력을 다지는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 선수들이 11월30일 팀 훈련에 앞서 브라질 프로축구 샤페코엔시클럽 선수단의 비행기 추락사고에 대한 묵념을 하면서 브라질 출신 팀 동료 조나탄과 산토스의 아픔을 위로했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서 감독에게 작은 고민은 있다. 중앙수비수 맏형 이정수와 2선 공격의 핵심 권창훈이 1차전에서 타박상을 했기 때문이다. 변수가 생겼지만 우승을 향한 행보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게 서 감독의 구상이다.

수원은 2차전에서도 스리백을 그대로 꺼내든다. 올 시즌 하반기 스리백은 수원에게 승리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서 감독은 "결승 2차전이라고 해서 다른 포메이션을 가동할 이유가 없다. 현재 우리 체질에 맞은 전략·전술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산토스는 후반 조커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차전 승리로 인해 경기 초반부터 급할 게 없는 수원은 상대에 대한 맞춤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서 감독은 "서울이 1차전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먼저 강하게 달려들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교과서적인 예측이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를 먼저 파악한 뒤 그에 맞는 패턴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가 몰아친다고 해서 맞불을 놓으면 우리가 그 페이스에 말려 체력 저하가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그렇다고 지키는 축구는 결코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6년을 기다려온 기회인데 이번에 놓치면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찜찜한 게 아니라 화끈한 우승을 원한다"는 서 감독은 "만에 하나 승부차기 대비 연습은 했다. 하지만 승부차기 상황까지 상정하지 않는다. 거기까지는 가지 않도록 승부를 내고 말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수원이 또 믿는 구석은 열혈 수원 서포터다. 1차전을 앞두고 "수원팬 여러분이 많이 와 주셔야 힘을 얻어 승리할 수 있다"고 했던 수원 선수들은 올 시즌 최다 홈관중 앞에서 승리로 화답했다.

2차 원정도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가세한다고 하니 전혀 외롭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가득하다. 또 한번의 화답만이 남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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