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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이다. 울리 슈틸리케(62) 한국 감독과 할릴호지치(64) 일본 감독. '영원한 숙적' 두 팀을 이끄는 수장이지만 현 상황은 공통점이 있다. '행복하지 않다'는 점이다.
2014년 9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한때 '갓(GOD)틸리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달라졌다. 9월 막을 올린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함께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한국은 4차전을 마친 2일 현재 A조 3위(2승1무1패·승점 7점)에 머물러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그는 지난달 이란 원정에서 0대1로 패한 직후 선수 '탓'을 하는 모습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 '경질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태극전사 25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90도 인사를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슈틸리케 감독은 처음으로 태극전사 25명을 선발했다. 내부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대표팀은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와 친선경기를 가진 후 대망의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선다.
'경질설' 할릴호지치… 강화 훈련 실시
할릴호지치 감독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도 4경기에서 2승1무1패(승점 7점)를 기록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홈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1차전에서는 역전패를 당하며 흔들렸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할릴호지치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 도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내부 시선도 싸늘하다. 니시노 아키라 일본축구협회(JFA) 기술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치른 호주 원정 직후 "러시아월드컵에 갈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검증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 역시 오는 15일 홈에서 치르는 사우디아라비아전 결과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전을 꾀하는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달 17일부터 3일간 일본 사카이시에서 골키퍼를 대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에게도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일본은 오는 11일 오만과 평가전을 치른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운명의 5차전을 치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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