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 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5개월만에 돌아왔다. 남들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그의 시계는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2016년을 날려버린 '포항의 에이스' 손준호. 그의 눈은 내년을 향해 있다.
손준호가 돌아왔다. 아직 경기를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 5일 홈에서 열리는 성남과의 최종전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손준호는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훈련도 이제 완벽하게 따라하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내년에 뛰자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출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그의 축구인생에 찾아온 첫 시련이었다. 손준호는 지난 4월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3분만에 무릎에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아웃됐다. 손준호는 심동운의 땅볼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하려다 권순태 골키퍼와 충돌했다. 경기 후 병원을 찾은 손준호는 오른 무릎 내측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당초 6~8주 정도면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2일 정밀검사 결과 오른 무릎 내측인대 뿐만 아니라 전방 십자인대까지 파열돼 있었다. 손준호는 "축구하면서 처음으로 크게 다쳐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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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컨디셔닝센터에서 재활 중인 손준호. 사진제공=손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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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무릎이 안굽혀지는 것을 보고 '다시 축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커졌다. 그럴수록 재활에 몰두했다. 손준호는 "올 시즌 안에 복귀하겠다는 목표 하나로 5개월간 하루도 쉬지 않고 재활했다"고 했다. 복귀는 그 값진 인내의 성과였다. 그는 "주위에서 놀랐다.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였다. 트레이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힘든 재활 과정을 함께 한 것은 역시 가족이었다. 그는 "첫 2개월 동안 다같이 서울에 올라와서 생활했다. 걷는 것도 제대로 못했으니까. 어머니가 제일 고생하셨다"고 했다. 다행히 성과가 좋다. 복귀 후 흔히 찾아오는 트라우마도 없었다.
에이스가 빠진 사이 포항은 추락을 거듭했다. 그룹B로 내려셨고, 감독까지 바뀌었다. 손준호는 "서울에서 재활을 하다가도 포항 경기 때마다 내려와서 응원했다. 그룹B로 추락할때는 '여기까지 무너지는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팀에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고 했다. 부진한 팀성적은 그가 더욱 재활에 집중했던 이유 중 하나다. 팀에 복귀한 후 손준호는 분위기메이커를 자청하고 있다. 당장 경기를 뛸 수 없는만큼 경기장 밖에서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손준호는 신중하고 조심성 있게, 하지만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은 채 부활을 준비 중이다. 그는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지만 스스로 내년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보여준 것이 없어서 내년에는 반드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팀에 꼭 도움이 되고 싶다." 집념으로 돌아온 손준호, 그의 완벽 부활을 응원해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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