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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유스비중 역대 최저…홈그로운 효과 無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5-11-11 07:16


해리 케인은 영국 유스시스템이 오랜만에 내놓은 수퍼스타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자체 육성 선수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시간을 투자해 유망주를 성장시키기보다는 지금 당장 뛰어난 선수를 영입하는데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BBC는 10일(한국 시각)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15년 EPL의 소속 아카데미 출신 선수(club-trained, 이하 유스) 비중은 11.7%에 불과하다. 지난해 13.8%보다도 낮다. 이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9년 이래 최저"라고 보도했다.

CIES의 '유스 선수' 기준은 15-21세 사이에 최소 3년간 소속팀에서 훈련받은 선수를 가리킨다. 유럽 5대리그 중 유스 선수의 비중이 가장 낮은 리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8.6%)이며, 독일 분데스리가는 13.3%, 프랑스 르샹피오나는 19.4%,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23.7%로 EPL보다 높다. 하지만 유스 선수들의 출전시간 비율로 따지면 EPL은 7.7%, 5대리그 중 최하위다.


5대리그 유스선수 비중. EPL은 유스 선수의 출전 시간 비율이 가장 낮다. ⓒCIES
EPL에서 유스 선수 비중이 가장 높은 팀은 32%인 토트넘 핫스퍼다. 간판선수 해리 케인을 비롯해 라이언 메이슨, 안드로스 타운센드 등은 토트넘이 성장시킨 유스 선수들이다. EPL 팀들의 평균 연령이 26.9세로 역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올시즌, 24.4세의 토트넘은 독보적으로 어린 팀이기도 하다.

EPL은 지난 2010-11시즌부터 '홈그로운(Home-grown)' 제도를 시행중이다. 1군 25인 명단에 21세 이전 잉글랜드나 웨일스에서 3년 이상 뛴 선수 8명을 포함시키도록 하는 규정이다. 부상자 발생시 1군에 승격시킬 수 있는 선수 또한 팀내 21세 미만 선수로 제한했다. EPL에서 점차 해외 선수가 득세함에 따라 잉글랜드 선수들의 기용을 일정 부분 강제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 같은 제한에도 불구하고 EPL은 유스 선수를 육성하기보단 거액을 지불해서라도 당장 필요한 포지션에 걸맞는 유명 선수를 영입하는데 집중해왔다. 2015년 EPL은 1억 파운드(약 1750억원) 이상의 이적료를 썼다. 이중 65%는 해외 리그에 지불됐다. 그만큼 외부 선수들이 유입되고, 유스 선수들은 밀려났다는 뜻이다. EPL의 해외 선수 비중은 59.9%로 단연 유럽 전체 1위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영입 선수와 해외 선수의 잔칫판이 되어가는 EPL을 보다못해 홈그로운 제도 강화를 추진한 바 있다. 연령 기준을 21세에서 18세로 낮추고, 최소 보유 선수의 수를 12명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아직 홈그로운 개혁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EPL의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는 이상 언젠가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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