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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떠난 차두리 은퇴식, "고맙다, 아들아!"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11-07 16:28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가 7일 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차두리가 자신의 은퇴식에서 차범근 감독으로 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15.11.07/

차두리(35·서울)가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차두리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현역 은퇴식을 가졌다.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한 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르 레버쿠젠에 둥지를 틀었다. 곧바로 빌레펠트로 임대돼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프랑크푸르트와 마인츠, 코블렌츠, 프라이부르크를 거쳐 2010년부터 두 시즌간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함께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었다. 2012~2013시즌 분데스리가에 컴백했다. 뒤셀도르프로 이적했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2012년 연말 계약을 해지했다. 멈출 것 같았던 그의 시간은 K리그와 만나며 다시 돌아갔다.

2013년 3월 서울의 품에 안겼다. 차두리는 2013년 4월 15일 슈퍼매치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서울 소속으로 114경기에 출전, 2골-7도움(K리그, ACL, FA컵)을 기록했다. 해피엔딩이었다.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지난해 FA컵 준우승에 이어 지난달 31일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고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챔피언을 경험했다.

특별한 하루였다. 슈퍼매치를 위해 입장한 선수들은 이날 차두리 은퇴 기념 티셔츠를 입었다. 전반 5분에는 관중들이 기립했다. 차두리의 배번 5번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그를 향해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하프타임에는 은퇴식이 열렸다. 차두리는 "세 시즌 동안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 정말로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난 한국 축구에서 복받은 선수"라며 "많은 사랑은 축구를 그만 둔 이후에도 더 열심히, 책임감 갖고 하란 뜻으로 알겠다. 무엇을 하든 피해가 가지 않고 좋은 삶을 살수 있도록 하겠다. 3년간 즐겁고 행복하다. 평생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아버지 차범근 전 수원 감독도 함께했다. 꽃다발을 주며 포옹했다.

차 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소회를 전했다. 그는 "다섯 살때 축구를 시작했으니 31년이 됐다. 축구 선수란 직업이 마냥 좋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니"라며 "아빠 이름 때문에 네가 안받아도 되는 심적 부담과 어려움도 있을 건데 다 이기고 많은 팬들의 사랑과 박수를 받으며 마무리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고맙다. 고맙다. 아들아"라고 했다.

짧았지만 미니 토크쇼도 열렸다. 팬들이 서면으로 질문한 것을 차두리가 대답하는 형식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한 시즌을 더 뛰어라고 묻는다'면 이란 질문에 그는 "용수 형 미안해"라고 했다. 몸싸움에서 이겼을 때의 기분을 묻자 "기분이 좋다. 상대를 압도하는 것 같고. 희열을 느낀다"며 웃었다. 민머리 헤어스타일에 대해선 " 삭발을 계속하다보니 관리 가편하다. 당분가 머리카락을 기를 생각이 없다"고 했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경기는 뭘까. 차두리는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2014년 5월 5일 전북 원정에서 졌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그리고 지난 슈퍼매치에서 수원 원정에서 골을 넣고 1대5로 패배를 설욕했을 때 개인적으로 기뻤다"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 질문은 자신의 축구 인생 스코어였다. 그는 3-5로 지고 있다고 했다. 차두리는 "어려운 질문이다. 스코어는 변함이 없다. 3-5로 졌지만 마지막 5분을 굉장히 맹공을 퍼부어서 인상깊은 경기로 마무리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크게 봤을 때 3대5 패배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차두리의 이름 석자는 K리그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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