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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밝았다.
화두는 동일하다. 비장함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FA컵 우승을 잊었다. "급한 쪽은 상대"라며 선을 그은 최 감독은 "마지막 슈퍼매치는 팬들이 원하는 골이 많이 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고 싶다. FA컵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느슨하거나 정신력을 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의 승리를 향한 눈빛은 강렬하다. 서 감독은 최 감독의 필승의지를 자극했다. "최 감독의 이야기가 긴 것을 보니 들떠 있는 것 같다." 이어 "최근 우리가 주춤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1년 동안 꾸준하게 해 온대로 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마지막 3경기가 남았고, 충분히 2위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있다. 3경기가 끝나 봐야 순위가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변수도 작용한다. 수원은 대부분의 부상자들이 복귀한 상황이다. 이상호와 오범석의 경고누적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서울은 차-포를 떼고 슈퍼매치를 치러야 한다. '공수의 핵' 아드리아노와 차두리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최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매번 슈퍼매치를 앞두고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준비과정부터 설렌다. 팀에 없어서는 안될 공수의 주축인 아드리아노와 차두리가 출전하지 못한다. 정해진 주전은 없다. 가능성 있는 친구들의 준비 과정을 보면 더 기대가 된다." 서 감독도 "라이벌전은 누가 뛰고, 안 뛰고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오히려 서울은 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우리가 갖고 있는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간절함의 차이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서 감독은 "슈퍼매치는 예측이 어렵다. 골도 상당히 많이 나고, 예기치 못한 실수로 흐름이 바뀐다. 누가 더 간절함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최 감독도 "지난 것은 지난 것이다. 슈퍼매치의 마지막 결과는 내년까지 이어진다. 결과를 내야하는 경기며, 역시 간절함이 관건"이라고 화답했다.
올 시즌 승부의 끈은 팽팽하다. 1승1무1패다. 상대 전적에선 수원이 32승17무26패로 앞선다. 하지만 서울은 안방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16승12무11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상암벌에서 열린 2경기에선 무승(1무1패)이라는 점이 함정이긴 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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