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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캡틴' 김영권, 박지성의 리더십을 묻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8-06 08:40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남자 축구국가대표팀이 28일 오후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주장을 맡은 김영권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8월 1일부터 9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대회에 출전해 중국, 북한, 일본과 대결을 펼친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7.28/

"지성이형은 주장할때 어떻게 했었죠?"

'초보 캡틴' 김영권(25·광저우 헝다)은 대표팀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선배' 캡틴들의 리더십 '비법'에 대해 물었다. 김영권은 지난달 28일 평균 연령 24.2세의 2015년 동아시안컵 대표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팀의 중심에서 선후배간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김영권은 박지성(은퇴) 곽태휘(알 힐랄) 기성용(스완지시티)까지, 과거 주장들의 노하우 습득에 나섰다. 그 노력의 결실은 꽤 성공적이다.

사실 김영권은 리더형 선수는 아니다. 언제나 유쾌한 김영권은 앞에서 끌기 보다는 뒤에서 밀어주는데 더 익숙한 유형이다. 김영권은 각급 대표팀을 거치면서 한번도 주장 완장을 찬 적이 없다. 전주대 시절 주장을 맡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김영권은 자신의 스타일을 바꿨다. 말보다는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 몸을 움직이기도 싫은 무더위 속에서 가장 필요한 모습이었다. 김영권은 "한발 더 움직이지 않으면 상대에게 밀릴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으려면 더 파이팅하고 더 집중하고 더 뛰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경기를 할때는 끊임없이 말을 던지며 수비의 중심을 잡았다. 이정협은 그런 모습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고 했다.

전력 분석에서도 김영권의 존재는 꽤 무게감이 있다. 김영권은 현재 몸담고 있는 중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뛴 경험이 있다. 지난 중국전에서도 김영권은 '부주장' 장현수(광저우 부리)와 '센터백 파트너' 김주영(상하이 상강)과 함께 전력분석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일전에서도 동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찬동은 "일본 선수들이 공을 잘 차서 더 강하게 해야 한다. 주장 (김)영권이 형도 강조한 부분"이라고 했다. 먼저 뛰고 상대를 잘아는 리더에게 팀원들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김영권의 리더십에 엄지를 치켜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영권은 주장의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뒤에서 수비를 잘했고, 말을 많이 하면서 팀을 잘 이끌어 나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지난 아시안컵 때도 기성용이 너무 잘했다. 이번에는 김영권이 이를 이어가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주장복이 있는 모양이다"고 웃었다.

김영권은 중국전을 마치고 "내가 이 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그의 행복이 커질수록 팀은 단단해진다. 선배들의 노하우를 입은 김영권의 리더십은 이번 동아시안컵의 숨은 포인트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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