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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vs냉정' 벵거와 앙리, 외질을 향한 상반된 시선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5-04-27 17:03


외질을 향한 앙리와 벵거의 시선은 다르다. ⓒAFPBBNews = News1

메수트 외질은 아스널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이에 대해 아르센 벵거 감독과 레전드 티에리 앙리의 의견이 엇갈려 흥미롭다. 벵거 감독은 여전한 신뢰를 보이는 반면, 앙리는 불만이 가득하다.

외질은 오랫동안 이적시장에서 '짠물' 투자만을 해왔던 아스널이 거액을 투자한 선수다. 지난 2013년 여름 외질의 영입 당시 이적료는 무려 4250만 파운드(약 691억원). 아스널은 2014년 여름에는 3800만 파운드(618억원)를 과감히 투자해 알렉시스 산체스를 영입, 또한번 팬들을 놀라게 했다.

외질은 지난 시즌 중반까지 아스널을 리그 1위로 이끌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컨디션 저하로 팀의 4위 추락을 바라만봐야했다. 최종 성적은 26경기 5골 9도움.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올시즌에는 오랜 무릎 부상으로 3개월여를 결장한 끝에 지난 1월 가까스로 복귀했다.

외질이 없는 사이 아스널의 에이스 자리는 알렉시스 산체스가 꿰찼다. 산체스는 올시즌 여러 대회 총합 21골 9도움(리그 14골 8도움)으로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외질도 복귀 이후 3골 4도움으로 꾸준히 활약하고 있지만, 입단 당시의 '월드 클래스'라는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외질에 대한 벵거 감독의 시선은 따뜻하다. 벵거 감독은 27일(한국 시각) 첼시 전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질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스널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 후반기 상승세는 외질이 없었으면 이뤄낼 수 없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외질은 아스널의 중심이다. 동료들의 기량까지 끌어올려준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아스널 레전드인 앙리는 외질의 클래스 자체에 의심을 품고 있다. 앙리는 이날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해 "외질은 EPL 상위 4개 팀 상대로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도움 2개를 기록한 것이 전부"라며 "지금보다 훨씬 잘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앙리는 아스널 주장 출신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와의 비교를 통해 외질을 더욱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외질은 2시즌 동안 EPL에서 도움 14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이번 시즌 도움만 16개"라며 "지난 시즌 리그에서 1위할 때도, 누구도 아스널의 우승을 예측하지 않았다. 그게 현재 아스널의 위치"라고 강조했다.

또 앙리는 "리그 우승을 하려면 더 잘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외질이나 올리비에 지루로는 부족하다"라며 골키퍼-중앙수비수-홀딩 미드필더-최전방 공격수 등 4자리에 톱클래스 선수들을 영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시스 코클랭, 지루 등 해당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현 선수들로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앙리와 벵거는 외질을 대하는 시선에 명백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특히 그 차이가 단순한 기량 차원이 아닌 아닌 선수의 클래스 문제라는 점에서 쉽게 좁혀지기 어려운 부분이다. 앙리는 현 아스널 유스팀 코치이자 벵거 이후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발언에 무게감이 있다.

아스널에게는 올시즌 EPL 5경기와 FA컵 결승이 남아있다. 외질은 남은 경기에서 앙리가 기대하는 '월드 클래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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