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새 옷 갈아입은 '경인더비', 스토리가 넘친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4-09 17:03 | 최종수정 2015-04-10 08:03


7년만에 국내무대로 복귀하는 박주영이 친정팀 FC 서울의 유니폼을 입었다. 박주영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을 갖고 최용수 감독과 함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은 박주영과 3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11/

FC서울과 인천, 올 시즌 첫 '경인더비'다. 12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휘슬이 울린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5라운드다.

최용수 FC서울 감독(44)은 새로운 파트너를 맞았다. 김도훈 감독(45)이 올 시즌 인천의 지휘봉을 잡았다. 인연이 있다. 두 감독은 동시대에 그라운드를 누빈 스트라이커 출신이다. 대학 시절에는 한솥밥을 먹었다. 김 감독이 연세대 1년 선배다. 태극마크도 함께 달았다.

지도자 경력은 나이 순이 아니다. 2011년 서울의 수장에 오른 최 감독은 5년차 사령탑이다. 2012년 K리그를 제패했고, 2013년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준우승했다. K리그 감독상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일찍 꽃을 피웠다. 반면 김 감독은 올해가 사령탑으로는 첫 시즌이다.

'경인더비'의 꽃은 역시 '골 잔치'다. 2013년 4차례의 대결에서 총 14골이 터졌고, 이 중에 2경기가 3대2 펠레스코어를 기록했다. 상대전적에선 1승2무1패로 팽팽했다. 지난해에도 FA컵을 포함해 4차례 만났다. 무려 16골이 나왔다. 서울이 4월 30일 FA컵 32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인천을 3대2로 꺾었다. 사흘 후 열린 K리그에선 인천이 1대0으로 승리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그리고 서울의 독무대가 이어졌다. 8월 16일 5대1로 대승한 데 이어 9월 13일 3대1로 완승했다.


K리그 클래식 2015 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의 경기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양팀은 0대0 무승부를 기록한채 경기를 마쳤다. 작전지시를 하는 인천 김도훈 감독의 모습.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22/
세상이 바뀌었다. 승부의 세계에서 양보는 없다. 김 감독은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4경기에서 2무2패를 기록했다. 서울은 반전에 성공했다. 4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3연패의 사슬을 끊고 K리그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ACL이다. 서울은 7일 웨스턴 시드니(호주)와 원정경기(1대1 무)를 치렀다. 8일 호주에서 귀국한 최 감독은 살인적인 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9일 재충전을 선택했다. 선수단 전체에게 하루 휴가를 줬다. 인천전을 준비할 시간은 10일과 11일, 이틀뿐이다.

일정상 여유가 있는 김 감독은 첫 승을 올릴 절호의 기회다. 카드도 있다. 김 감독을 보좌하고 있는 이기형 수석코치는 지난해까지 서울 소속이었다. 서울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

서울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로테이션 시스템 가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4월 8경기를 치러야 한다. 2경기를 소화했고, 6경기가 남았다. 최 감독은 인천전에 대비, '젊은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돌아온 박주영(30)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이다. 박주영은 제주전에서 2409일만의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최 감독은 전반을 0-0으로 마치자 지체없이 박주영 카드를 꺼내들었다. 컨디션은 100%가 아니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제주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전반 조밀조밀했던 공수 간격이 무너졌고, 수비수들을 몰고다니며 공간도 창출했다. 결국 에벨톤의 결승골이 후반 44분 터지면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AFC에 선수 등록이 안된 박주영은 ACL 16강전까지는 뛸 수 없다. 그는 국내에서 인천전에 대비, 몸을 만들었다.


인천은 이천수(34)와 케빈(31) 조합을 앞세워 서울의 골문을 노린다. '고려대 출신'인 박주영과 이천수의 그라운드 재회는 또 다른 양념이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경인더비'는 스토리가 더 풍성해졌다. 연승을 노리는 최 감독과 첫 승을 꿈꾸는 김 감독은 동상이몽이다. 결국 상대를 넘어야 웃을 수 있다. 그라운드는 서슬퍼런 전장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