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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원정 마친 성남-수원, 체력과의 싸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20 11:49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최대의 적은 체력부담이다.

홈 앤드 어웨이 승부를 펼치는 것 뿐만 아니라 리그 일정까지 소화해야 한다.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원정은 그나마 수월한 편이다. 남반구의 호주까지 반나절 동안 비행기를 타야 하는 지옥의 원정에 당첨되는 순간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ACL 일정에 따라 리그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드러난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맞붙는 성남과 수원의 고민도 체력에 있다. 성남은 지난 17일 광저우 부리(중국), 수원은 18일 브리즈번 로어(호주)와 각각 원정 경기를 치렀다. 성남은 1대0 승, 수원은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힘겨운 원정길에서 귀중한 승점을 얻으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치러지는 클래식 3라운드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만하다.

리그에서의 흐름은 수원이 더 좋은 편이다. 홈 개막전에서 포항에 덜미를 잡혔던 수원은 인천과의 2라운드에서 염기훈의 극적인 역전결승골에 힘입어 첫 승을 올렸다. 반면 성남은 전북전에서 완패한 데 이어 가진 전남전에서 무득점 무승부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수원은 성남에 비해 하루 늦게 ACL 원정 경기를 치른데다, 장거리 원정을 다녀오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성남은 공격 전술 변화로 돌파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그동안 중용했던 히카르도 대신 황의조를 전면에 내세우고 김성준 김두현 루카스를 2선에 배치하면서 광저우 부리전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살아나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뒷받침 된다면 충분히 희망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원은 정대세가 브리즈번전에서 골맛을 본 게 고무적이다. 서정진도 멀티골로 살아나면서 염기훈 산토스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게 됐다.

양팀의 맞대결은 '김두현 더비'로도 불린다. 성남 소속인 김두현은 지난해까지 수원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수원과 계약이 만료된 뒤 일화 시절 은사인 김 감독의 구애를 받고 결국 복귀를 택했다. 수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두현이 어느 정도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결과가 요동칠 전망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김두현의 수제자로 불리는 권창훈을 앞세워 맞받아치겠다는 전략이다.

성남이 시민구단 전환을 택하면서 '마계대전'으로 불리던 두 팀간의 맞대결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성남은 시민구단 전환 원년인 지난해 수원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1승2무로 우위를 점했다.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안방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인천전에서 반전 실마리를 잡은 수원은 힘겨운 원정길에서 양보없는 승부를 펼친다는 각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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