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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의 뒤를 이을 바르셀로나의 '차기 에이스'가 네이마르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라는 국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마치 친형제 같은 친분을 보여주고 있다.
메시 이전 바르셀로나의 에이스는 단연 호나우지뉴(퀘레타로)였다. 호나우지뉴는 2003년 여름부터 바르셀로나에서 5시즌을 뛰면서 2번의 리그우승과 1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긴 바 있다. 그 호나우지뉴가 친형제처럼 아낀 선수가 바로 메시였다. 호나우지뉴는 2005년 5월 17세의 나이로 데뷔한 메시의 1호골을 어시스트한 인연도 있다. 당시 메시는 호나우지뉴의 등에 업혀 '어부바 세리머니'를 펼쳤다.
호나우지뉴는 2007-08시즌 이후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급속도로 노쇠해 티에리 앙리와 사무엘 에투에게 에이스 역할을 내주긴 했지만, 떠나기 전까지 호나우지뉴는 바르셀로나의 코너킥과 프리킥 대부분, 그리고 페널티킥을 도맡던 데드볼 키커였다.
메시가 유니폼 상의를 물어뜯으며 아쉬워할때, 누구보다도 먼저 다가온 것은 바로 호나우지뉴였다. 호나우지뉴는 메시를 탓하지 않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했다. 마치 7년 뒤 메시가 네이마르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 시즌 메시는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셀틱 전에서 다시 큰 부상을 입어 결장하게 되고, 바르셀로나는 국왕컵 탈락-리그 3위 등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메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 복귀해 팀을 이끌었지만, 폴 스콜스의 중거리슛 한 방에 바르셀로나는 탈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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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로 다음 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강팀으로 떠오른다. 2008-09시즌 바르셀로나는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국왕컵을 휩쓸며 팀 역사상 첫 트레블을 달성했고, 메시는 리그 23골의 준수한 성적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까지 석권하며 '축구황제'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메시는 2009-10시즌부터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4회 연속 제패하며 전설을 써내려가게 된다.
네이마르가 메시-호날두 이후의 발롱도르에 가장 근접한 선수라는데는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다른 점은 그때의 호나우지뉴와 달리 아직 메시가 건재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메시와 네이마르가 함께 만들어가는 또다른 바르셀로나 황금기의 시작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