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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의리파', 그의 소신 두 가지는?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12-16 17:45 | 최종수정 2014-12-17 07:36



"전형적인 독일 분이신 것 같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0)을 지난 3개월여간 옆에서 지켜본 축구협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부정적인 의미는 포함돼 있지 않다.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항상 철저한 계획과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세계가 인정하는 독일인의 완벽주의 성격이 엿보인다는 얘기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계에 입문했던 1989년 스위스대표팀 사령탑 시절부터 반드시 지키는 두 가지 소신이 있다. 첫 번째는 '선수'다. 선수가 정해진 스케즐 외에 인터뷰 등 다른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에 민감해 한다. 선수들은 훈련에만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철학이다. 훈련 외 나머지 일정을 선수 대신 직접 나서는 이유다.

특정 선수에 대한 관심도 슈틸리케 감독의 심기를 건드리는 부분이다. 최근 슈틸리케호 내 타깃형 공격수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간판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슈틸리케 감독은 해외로 눈을 돌려 박주영(29·알 샤밥)을 발탁, 중동 원정 2연전에 활용했다. 박주영의 경기력은 '핫이슈'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극도의 부진을 겪은 뒤 부활에 초점이 쏠렸기 때문이다. 당연히 언론에 박주영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렸다. 엇갈린 평가에 대해 평소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은 슈틸리케 감독도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모든 것이 조직력으로 연결된다고 믿고 있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면이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하나로 뭉쳐지지 않는다면 자신이 계획했던 것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는 '통역'이다. 자신의 말을 선수들에게 잘 전달하는 통역을 두면 절반은 성공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13년간 활동했기 때문에 독어보다 스페인어가 편하다고 한다. 독일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감독 생활을 하다보니 통역은 필요없었다. 2008년 카타르에서 활동하면서 통역이 필요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에 대한 이해가 높은 통역을 뽑길 원했다. '통역 및 수행비서' 면접에 직접 들어간 이유다. 그래서 뽑힌 통역 겸 수행비서가 이윤규씨다. 이씨는 어렸을 때 무역 공사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스페인어를 공부하게 됐다. 이씨는 스페인어를 포함해 5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축구에 대한 열정도 넘쳤다. 유럽 축구를 접하면서 축구를 좋아하게 됐다. 무엇보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 회사도 그만두고 지원서를 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축구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서귀포=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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