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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K-리그 클래식 팀들의 국·내외 전지훈련이 12월 말~1월 초부터 본격 시작된다. 팀마다 우승, 잔류 등 같은 목표를 향해 뛰지만 훈련의 초점이나 예산, 환경에 따라 12개팀의 전지훈련 밑그림은 각각 다르게 그려지고 있다. 크게 세 가지 특징으로 분류가 된다. 선수들의 달콤한 휴식기는 짧아지고, 고된 훈련이 길어진다. 새로운 변화를 통해 도약을 노린다. 일부 시도민 구단은 국내 담금질로 클래식 잔류를 꿈꾼다.
변화
몇 년간 익숙했던 해외 전지훈련지 대신 변화를 택했다. 2014년 클래식 우승, 준우승팀인 전북과 수원의 얘기다. 전북은 지난 4년간 전지훈련을 다녀온 브라질 대신 아랍에미리트를 선택했다. 수원도 터키 안탈리아 대신 스페인의 휴양도시 말라가로 떠난다. 전북과 수원이 전지훈련지를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연습경기 상대 때문이다. 전북의 관계자는 "브라질에서는 체력훈련과 연습경기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께서 이번에는 국내에서 체력 훈련을 마친 뒤 해외 전지훈련에서는 연습경기를 많이 하길 바라셨다. 그래서 유럽팀들이 전지훈련을 많이 오는 아랍에미리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수원 관계자 역시 "터키는 동유럽팀들이 많이 (전지훈련을) 오지만 연습경기 상대를 남유럽 팀들과 하고 싶다는 서정원 감독의 요청으로 스페인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전북의 경우 '마케팅 시장'도 전지훈련지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4년간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모그룹 현대자동차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전북은 올해는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올해도 지속된다. 기업구단은 모두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포항과 제주는 터키를 선택했다. 울산과 전남, 부산은 모두 태국에서 담금질에 돌입한다. 반면 시도민구단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대전만 일본 전지훈련을 확정했을 뿐이다. 성남은 1월 2일 선수단을 소집해 강릉과 광양 등 국내에서 체력 훈련에 돌입한다. 1월 말이나 2월 초에 해외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클래식 무대를 밟은 광주는 아직 전지훈련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 챌린지에 잔류할 경우 전남 영암, 목포 등에서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었다. 클래식 승격이 변수가 됐다. 해외 전지훈련을 급하게 추진하게 됐다. 일본이 유력하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무산될 경우 국내 전지훈련으로 대체한다. 그나마 이들은 성남과 광주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재정난에 시달리며 선수단 급여마저 제 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인천은 아예 해외 전지훈련을 포기했다. 1월에는 광양에서, 2월에는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