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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란 다 같은 것일까. 대표적인 '수문장'들의 마음이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에게로 모이고 있다.
마이어와 노이어 사이에 뮌헨의 골문을 지켰던 올리버 칸(45) 역시 "노이어는 골키퍼이자 최종 수비수이기도 하다. 내 전성기 때보다 훨씬 가치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페트르 체흐(32·첼시)는 "올해는 골키퍼가 발롱도르를 탈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지안루이지 부폰(38·유벤투스)도 "월드컵 우승에 결정적 공헌을 한 만큼 발롱도르 수상의 가치는 충분하다"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들 전설들은 노이어가 골키퍼라는 이유로 다시 발롱도르에서 외면당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같은 골키퍼로서, 언제 또 발롱도르 후보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노이어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선수상과 발롱도르가 통합된 지난 2010년 이래 골키퍼로서는 첫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통합되기 전을 기준으로 봐도, 역대 골키퍼 발롱도르 후보자는 단 3명 뿐이다.
이 때문에 전설의 수문장들은 노이어의 발롱도르 수상을 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 노이어는 그간의 다른 골키퍼 발롱도르 후보들과 달리 발기술도 뛰어나다. 그의 활동범위는 수비진영 전체를 아우르며, '골키퍼 겸 스위퍼'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창조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최종후보 3명 중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을 대표하는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4강에 올랐다. 독일 대표팀으로 참여해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노이어는 소속팀을 통해 "발롱도르 최종후보라니, 내겐 무척 자랑스러운 일이다"라며 "골키퍼로서 여기까지 온 것에도 감사한다. 이 명예는 동료들과 함께 나누겠다. 뮌헨과 독일 대표팀은 위대한 한 해를 보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또다른 두 후보의 올시즌 성적이 워낙 놀라워 노이어의 수상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17경기 24골 9도움의 경이적인 기록을 냈다.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 역시 18경기 17골 9도움으로 맹활약중이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이래 발롱도르를 양분하고 있다.
노이어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으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노이어가 지난 6년간 이어져온 호날두-메시 체제를 깨뜨릴 수 있을까. 2014 발롱도르 시상식은 내년 1월 12일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