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중동 원정을 통해 박주영(29·알샤밥)을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화두였던 박주영 선발을 두고 허심탄회한 는 "통역을 거치지 않았지만, 무슨 질문을 할 지 이미 알고 있었다"고 웃으며 "박주영이 알샤밥 입단 후 경기 출전시간을 늘리고 골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박주영에 관한 정보를 듣는 것 만으로는, 아시안컵 소집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기량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A대표팀은 10일 소집되어 요르단전이 열리는 암만으로 출국한다. 유럽, 중동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은 현지에서 팀에 합류한다. 선수단은 이란전을 치른 뒤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의 일문일답.
-선수 선발 배경은.
이번 명단을 짜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부상으로 3명의 선수를 잃었다. 김기희는 군사훈련을 앞두고 있다. 축구 이외의 사유 탓에 김기희를 아시안컵까지 데려가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안타까움이 있다.
-중동 원정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지.
다가오는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은 친선경기지만, 친선전처럼 치르지 않을 것이다.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전과 다르지 않게 팀을 운영할 것이다. 전술 등 대부분의 모습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상대에게 밀리지 않는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팬들에게 흥미로운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코스타리카전 패배 뒤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대체적인 여론은 긍정적이었다.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고 본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판단한다. 중동 원정 2연전은 매우 중요하다. 이 팀들을 아시안컵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 FIFA랭킹을 보면 요르단은 한국보다 한 계단 밑이고, 이란은 아시아 1위다. 이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경기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박주영 선발이 화두였다. 발탁 배경은.
통역을 거치지 않았지만, 무슨 질문을 할 지 이미 알고 있었다(웃음). 박주영이 10년 전 K-리그의 스타이자 최고의 공격수였음을 알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다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박주영 선발을 두고 국내서 찬반 논란이 매우 뜨거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박주영을 선발한 것은 아시안컵 최종명단을 내놓기 전 마지막으로 활약을 볼 수있는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알샤밥 입단 후 경기 출전시간을 늘리고 골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박주영에 관한 정보를 듣는 것 만으로는, 아시안컵 소집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기량을 확인하고 싶었다.
-박주영과 교감을 통해 대표팀 복귀 의사를 직접 확인했는가.
직접 들은 것은 없다. 그러나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활약한 부분, 무적 신분에서 사우디리그로 진출하며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을 중요시 하고 있다는 부분을 증명했다. 대표팀 복귀 의지는 충분히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박주영의 소집 여부보다는 이동국, 김신욱의 부상이 걱정거리다. 전형적인 원톱 타깃맨들을 부상으로 잃었다. 박주영을 비롯한 다른 공격 옵션들로는 이 두 선수와 비슷한 특징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다. 지난 소집 때와 마찬가지로 제로톱으로 가는 옵션, 전형적인 타깃맨을 두고 펼치는 옵션이 있다. 두 가지 옵션 중 하나를 잃었다는 고민이 더 크다.
-구자철을 처음으로 발탁했는데, 거는 기대는.
지난 주말 오랜만에 경기를 뛰었다. 상당히 좋은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한국 입국 전 마인츠를 직접 방문해 구단 단장, 감독으로부터 구자철의 몸상태를 확인했다. 매우 긍정적인 정보를 얻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구자철이 주장직을 맡았다. 구단 관계자들의 평가, 지난 주말 활약, 브라질월드컵 주장직 등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하면 이 선수를 이번에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김신욱, 이동국의 부상 회복 속도를 보면 아시안컵 출전 여부가 불투명 하다.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하면 아시안컵에 발탁할 의사가 있는 건가.
두 선수의 부상 정도는 말한대로 아시안컵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진 않는다. 그래도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 둘 중 한 명이라도 희망적인 소식을 들려주길 바란다. 제 시간에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 최악의 경우, 두 선수 모두 회복되지 못한다면 계속 다른 옵션을 찾을 것이다. 두 가지 옵션 중 한 가지를 잃었다고 해서 아시안컵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대안을 찾도록 하겠다.
-정성룡이 복귀했고, 예비명단에는 신화용을 포함시켰다. 골키퍼 숫자를 늘린 배경은.
골키퍼 부터 말하겠다. 10월에는 2명이었지만, 이번엔 3명의 골키퍼를 불렀다. 장거리 원정을 가는데 2명 중 한 명이 부상하면 대체요원이 없다. 그래서 3명을 불렀다. 정성룡은 브라질월드컵 뒤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기 때문에 불렀다.
-예비 명단에 왼쪽 풀백 두 명을 포함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김진수, 박주호는 부상 여파 탓에 최근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합류 여부가 불투명했다.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예비명단에 두 명의 왼쪽 풀백을 포함시켰다.
-박주영에 대해 그라운드 위에서 확인하고 싶은 부분은.
박주영을 포함시킨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대표팀에서 동료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출 지 지켜볼 것이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이 모두 호주아시안컵에 나설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진 못했다. 선수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아시안컵과 같은 대회를 준비하다보면 11명 만으로 승리할 수는 없다. 팀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되야 한다. 박주영이 사우디에 진출해 3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이것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한 충분한 자격이 될 지, 이것으로 불투명할 지는 이번 소집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할 것이다.
-이근호도 새롭게 발탁이 됐다. 기대하는 부분은.
이근호도 마찬가지다. 공격 옵션을 잃으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공격수들에게도 기회가 열린 것이다. 특히 지난 소집때 발탁 여부를 놓고 고심한 바 있다. 지난 소집에 부르지 않은 이유는 2주 전 새로운 리그의 팀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적응하는 지 지켜보기 위해 발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번 소집 이후 계속 이근호를 지켜본 결과, 지속적으로 경기에 나서며 골-도움을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였다.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이근호도 카타르리그에서만큼 대표팀에서 활약할 지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