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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영"이영표선배님처럼 EPL이 인정하는 레프트백 되고싶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11-03 07:30


ⓒAFPBBNews = News1

"이영표 선배님이 영국에서 잘하셨다. 이영표 선배님처럼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레프트백이 되고 싶다."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폭풍왼발'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이 빅리그에서의 또렷한 꿈을 밝혔다. 윤석영은 리버풀전(2대3 패)에서 첫 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애스턴빌라전(2대0 승)에서 무실점 승리를 이끌며 해리 레드냅 감독과 동료들의 인정을 받았고, 첼시전(1대2 패)에서 3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며 주전 굳히기에 나섰다. 레드냅 감독은 적극적인 수비와 과감한 공격으로 QPR의 반전을 이끈 윤석영을 "판타스틱했다"고 칭찬했다. 3경기 연속 선발로 낙점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해 2월 QPR 진출 이후 최고의 기회를 잡았다. '맨유 수비 레전드' 개리 내빌은 윤석영을 "나보다 낫다"며 극찬했고, 찰리 오스틴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영의 클래스를 인정했다. 팬들 역시 윤석영을 애스턴빌라전 '맨오브더매치'로 뽑아올리며 절대 신뢰를 표했다. 윤석영은 "첫 리버풀전은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애스턴빌라, 첼시전에선 좀더 체력적으로 괜찮아졌다. 더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활약에 슈틸리케호 승선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윤석영은 A대표팀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큰 욕심이 없다"고 했다. "물론 선수로서 영광스런 자리이고,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자리지만 팀에서 잘 뛰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브라질월드컵 직전 인터뷰 때도 윤석영의 대답은 같았었다. "욕심 없다. 팀에서 충분히 뛰지 못했기 때문에 못간다 해도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었다. 마음을 비웠지만, 운명처럼 태극마크의 기회가 찾아왔다.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며 QPR의 승격을 이끈 점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에 막차로 승선한 윤석영은 이후 마음고생이 심했다. "브라질월드컵 때 부진한 것에 대한 비난은 당연하다. 월드컵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실망감을 드렸기 때문에 비판받는 것은 맞다"고 했다.

마음 깊은 곳의 상처를 드러냈다. "나는 뽑히자마자 욕을 먹었다. (박)주호형, (김)진수가 다쳐서 뛸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 역시 생각하고 있지 않던 상황에서 뽑혔다. 그런데 뽑혔다는 이유만으로, 뽑히면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선수로서 프로로서 언제든 어디서든 죽을 힘을 다해 뛸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다. 그러나 박수받지 못하는 태극마크의 무게와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는 팬과 국민들의 성원과 응원을 받을 때 신나게 뛸 수 있다. 마인드컨트롤을 열심히 했지만 많이 위축됐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국민들이 반겨주지 않는 이상 대표팀에 욕심이 없다. 아니 욕심을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 대한 마인드가 바뀌었다. 예전처럼 '열심히 해서 무조건 가야지'하는 마음보다 이제는 '팬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해야겠다. 팬들이 원하고 인정할 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전남 드래곤즈 시절부터 지켜본 윤석영은 긍정적이고 올곧은 선수다. 끝없는 노력과 믿음으로 외롭고 힘든 시련의 시간을 이겨냈다. "지난 20개월간 참 힘들었다. 우여곡절끝에 QPR에 오게 됐고, 레드냅 감독은 훈련장에서 눈길도 주지 않았다. 내가 런던올림픽에서 뛴 것을 아는 이도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축구가 싫어진 적도 있었는데, 그 기분을 끝까지 가져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언제쯤부터인가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도 운동할 때만큼은 즐겁게 하자. 운동할 때만이라도 외국선수들에게 무시당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잉글랜드 진출 20개월만에 최고의 기회가 찾아왔다. 준비된 윤석영은 투혼 넘치는 플레이로 기회를 잡아냈다. 현재에 충실한 삶을 이야기했다. 팀에서 인정받고, 리그에서 인정받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분위기도 좋고 팬들도 좋아해주신다. 런던에서 QPR 팬, 한국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신다. 그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 때 너무 잘하고 싶었지만 실망감을 안겨드려서 너무 아쉬웠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고, 좋은 경험이 됐다. 월드컵이든 일상이든 다 경험의 연속이니까"라며 웃었다.

"열심히 해서 계속 경기를 뛰는 것이 목표다. 이영표 선배님이 영국에서 잘하셨다. 이 선배님처럼 빅리그에서 멋지게 활약하는 레프트백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투혼의 팀플레이어답게 "팀이 강등을 면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빼놓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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