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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를 통해 보여준 슈틸리케 감독의 두가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10-16 07:02



10일 파라과이와 14일 코스타리카전, 두 경기만으로 단정짓긴 어렵다.

훈련 기간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 당연히 감독의 축구 철학이 100% 팀에 녹아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상황속에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인상적인 두가지를 보여주었다.

강한 압박과 생각하는 축구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첫 번째 요소는 '강한 압박'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상대 수비수에게 달려들어 패스의 길목을 차단할 것을 주문했다. 강한 압박은 세계 축구의 흐름이다. 특히 독일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4강에서 브라질을 7대1로 대파할 때 적극 활용했던 것이 압박이었다. 1차 압박에 성공하게 되면, 상대 조직력은 흔들리게 된다.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이 넓어져 미드필더들이 수비 가담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 때 빠른 역습을 감행해 빈 틈을 노리면 그만큼 득점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압박의 차이에 의한 결과는 파라과이전과 코스타리카전에서 잘 드러났다. 파라과이전에선 조영철(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 이청용(볼턴) 김민우(사간도스) 등 공격진이 쉴새없는 포어체킹(전진 압박)으로 상대의 전진 패스를 막았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전에선 이동국(전북)의 압박이 부족했다. 압박 시스템이 무너지다보니 공이 쉽게 중원과 최전방으로 연결됐다. 슈틸리케 감독도 "공격에서 압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지적했다.

생각하는 축구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전술이 핵심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팀을 조직했다. 가장 먼저 안정감을 갖췄지만, 공격적인 수비진을 구성했다. 공격적인 전술 변화는 골결정력 개선에도 청신호를 밝혔다. 그 동안 한국 축구는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잘 접근했다. 이후가 문제였다. 포스트 플레이 부재와 빈약한 움직임 등 세밀함이 떨어져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쪽집게 과외를 실시했다. 특히 파라과이전에선 제로톱 전술을 가동시켰다. 과거 전형화된 4-2-3-1 시스템이 아닌 3-1-2-4, 4-1-1-4 등 공격시 많은 공격수를 배치시키면서 상대 수비진을 서서히 파괴해나갔다.

개개인 장점 극대화와 하모니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축구를 구사했다. 가령, 손흥민(레버쿠젠)이 빠른 스피드를 살릴 수 있게 상대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열어두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청용에게 프리롤을 맡긴 것도 인상적이었다. 프리롤은 체력이 강하고 기술이 있는 선수에게 부여되는 역할이다. 고정된 영역을 벗어나 그라운드를 넓게 휘저으면서 여러 역할을 할 수 있게 했다. 이청용은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했다. 두 차례 A매치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 코스타리카전에선 전진 패스 능력이 좋은 장현수(광저우 부리)를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로 점찍으면서 원활한 패스 연결을 만들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세밀한 장점들을 파악했다. 그리고 이것을 한 곳에 응집시키려고 노력했다. 이 하모니가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까지 얼만큼 완성될지가 관심사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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